삼성서울병원 내 메타버스연구회(SMART: Samsung Medical Metaverse Adventure Research Team)가 지난달 창립 세미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대형병원은 메타버스를 임상현장에 어떻게 구현하려는 것일까. 메디칼타임즈는 정용기 회장(이비인후과)을 직접 만나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메타버스, 임상 교육에 적극 활용"
'소위 빅5병원도 메타버스라는 대세에 합류하는 것인가'라는 생각도 잠시,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정 회장은 연구회 창립 이유를 일선 병원들이 경쟁적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행보에 대한 우려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메타버스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게 2020년 10월경부터다. 이후 일부 대학병원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을 보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정 회장은 메타버스는 '수단'일 뿐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또 이를 확인시켜주기 위해 '연구회'를 창립하기에 이르렀다고.
"메타버스는 환자교육, 치료성적 향상, 치료편의성 등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인데 목적이 돼 가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다. 연구회를 통해 '수단'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정 회장이 생각하는 메타버스를 도입하기에 적절한 분야는 무엇일까.
그는 의대생, 전공의 교육 툴로 AR, VR를 활용하는 동시에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실제로 연구회 창립 논의 당시부터 뜻을 함께 했던 차원철 교수(응급의학과)는 간호사 멀티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중으로 의료인력을 교육하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메타버스 즉 AR, VR을 활용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고 툴을 개발, 임상에 적용해 교육 효과를 검증하겠다는 게 연구회 목표다.
"AR, VR을 외과 수술에 적용해 치료성적을 높이는 것은 아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 효율성 측면에서는 검증이 가능하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로서 AR, VR 관심 언제부터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정 회장이 AR, VR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삼성창원병원 근무 시절 3D랜더링을 접하면서부터다. 공중보건의사 시절 재미삼아 했던 VR게임과 우연히 접하게 된 365도 카메라도 현재의 그가 존재하는 데 한 몫 했다.
지나 2017년 당시 해부학 시뮬레이터, 간호사 교육 시뮬레이터 교육을 하면서 AR, VR에 눈을 뜨기 시작해 2018년, 와이프이자 같은 병원 동료인 장현정 교수(소아재활)와 함께 재활 승마 프로그램을 개발해 임상시험 결과를 SCI논문을 발표하는 등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지난해부터는 성균관대 류은석 교수(컴퓨터교육과)와 두경부 해부학 시뮬레이터 모델을 고도화 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두경부 영역은 3차원적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3D로 접근해서 보면 훨씬 이해가 빠르다. 지도전문의 1명에 전공의 5명까지 총 6명이 동시접속해 교육을 진행하는 다중플랫폼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정 회장은 최대한 빨리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전공의 수련에 도입할 계획이다.
"연구진-기업 교두보 역할하겠다"
현재 삼성서울병원 내 연구회에 참여 중인 의료진은 30여명 규모. 실제로 AR, VR 연구를 진행 중이거나 상용화할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의료진만 참여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적지 않다. 정 회장은 연구회 조직을 키우기 보다는 질에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연구회의 또 다른 목표 중 하나는 임상 교수와 기업간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 연구자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기업을 못 만나면 상품화하기 어렵고, 기업은 실제 임상현장과 무관한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그는 연구자와 기업이 직접 만나 교류를 하다 보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봤다.
연구회는 올해 2번의 연구자-기업간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으로 이미 참가신청을 마감한 상태다. 그만큼 기업도 연구자도 '니즈'가 높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연구자와 기업이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 임상적으로 실증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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