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발병에 식습관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파킨슨병, 알츠하이머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던 견과류, 올리브오일 등의 지중해식단 역시 치매 예방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스웨덴 룬드의대 이자벨 글랜스(Isabelle Glans) 등 연구진이 진행한 식습관과 치매 발병률의 연관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12일 게재됐다(doi.org/10.1212/WNL.0000000000201336).
고령화에 따라 치매 발병률은 향후 30년 동안 3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 인구 급증에 대비해 많은 연구자들이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소를 찾고 있는 가운데 식습관이 미치는 영향도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견과류, 해산물, 올리브오일, 채소 등으로 대표되는 지중해식단은 심혈관질환, 대사증후군뿐 아니라 인지 능력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진은 식습관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스웨덴에서 진행된 인구 기반 말뫼 식생활 및 암 연구 스터디를 분석했다.
1923~1950년에 태어나 말뫼에 살고 있는 비 치매인 등 총 3만 446명 중 7일 식생활 일지, 상세한 식생활 빈도 등 식이 데이터를 가진 2만 8025명을 대상으로 모든 원인 치매, 알츠하이머(AD) 또는 혈관성 치매 발생률을 비교했다.
2차 평가 변수는 뇌척수액(CSF) Aβ42(n=738)를 사용해 측정된 뇌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Aβ)의 축적 여부였다.
콕스 비례 위험 모델을 통해 식단과 치매 발병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고, 인구통계, 흡연, 신체 활동 및 음주 등의 변수를 조정했다.
치매가 없는 성인 2만 8025명(여성 61%, 평균 연령 58세)을 기준으로 20년 이상 추적한 결과 총 1943명(6.9%)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는데 기존의 식이요법 권장사항을 준수한 경우 모든 원인 치매 발병 위험(HR)은 0.93, AD는 1.03, 혈관성 치매는 0.93으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위험 감소는 없었다.
지중해 식단을 고수하는 것 역시 비슷했다. 모든 원인 치매의 발병 위험은 0.93, AD는 0.90, 혈관성 치매는 1.00으로 발병 위험을 낮추지 못했다.
5년 이내에 치매에 걸린 참가자나 당뇨병을 앓고 있는 참가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경향성은 같았다.
연구진은 "이 20년 추적 연구에서 기존의 식이 권장 사항이나 수정된 지중해 식단 모두 모든 원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 감소와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며 "단일적인 요소로서의 식단은 인지에 충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지만, 다양한 다른 요소들과 함께 포함된 하나의 요소로 간주될 가능성은 있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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