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형 당뇨병을 대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상용화가 진행중인 인공췌장이 2형 당뇨병까지 영역을 넓히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현재 표준 인슐린 요법과 비교해 혈당 유지 비율과 시간에서 월등한 결과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현지시각으로 12일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에는 인공췌장을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적용한 세계 첫 무작위 대조 임상 시험 결과가 게재됐다(10.1038/s41591-022-02144-z).
인공췌장이란 췌장의 베타(β) 세포 기능을 인공적으로 대체하는 장치로 대부분 연속혈당측정기(CGM)을 통해 혈당을 체크해 가면서 어플과 인공지능 등을 결합해 인슐린을 자동으로 투입하는 기능을 하는 기기다.
1형 당뇨병이 베타세포가 파괴돼 발생한다는 점에서 인공적으로 이 기능을 하는 장치를 환자의 몸에 부착해 췌장의 기능을 대신하는 셈이다.
이로 인해 1형 당뇨병에 대한 인공췌장은 전 세계적으로 개발이 완료돼 상용화 단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공췌장을 2형 당뇨병에 적용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다. 이번 연구에 학계의 관심이 모아진 이유다.
임상을 진행한 케임브릿지대 샬롯(Charlotte Boughton) 교수는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중 90%가 2형 당뇨병이지만 이를 대상으로 하는 인공췌장은 아직까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상당수 환자들이 인슐린을 통한 혈당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용하기 위한 근거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샬롯 교수가 이끈느 연구진은 신장 투석이 필요하지 않은 2형 당뇨병 환자 26명을 대상으로 8주간 인공 췌장을 부착한 환자와 표준 인슐린 요법만 유지한 환자로 나눠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현재 시중에 시판되고 있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에 CamAPS HX가 개발한 어플 및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해 실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이를 부착한 것.
임상의 1차 종점은 3.9~10.0mmol/L의 목표범위에서 혈당을 유지한 시간이었고 2차 종점은 혈당 수치가 10.0mmol/L 이상, 즉 고혈당에 노출된 시간의 비율이었다.
결론적으로 인공췌장은 표준 인슐린 요법에 비해 혈당 목표 범위는 물론 고혈당 위험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8주간 인공췌장을 부착한 환자들은 목표 혈당 범위를 유지한 비율이 66%를 기록했다. 표준 인슐린 요법을 받은 환자는 32%에 그쳤다는 점에서 거의 두배에 달하는 환자가 안정된 혈당을 유지했다는 의미다.
마찬가지로 고혈당에 노출되는 시간의 비율도 현저하게 적었다.
인공췌장을 착용한 환자의 경우 33%만이 10.0mmol/L 이상의 고혈당 위험을 겪었지만 표준 인슐린 요법을 받은 환자는 무려 67%가 높은 혈당 수치에 노출됐다.
또한 평균 혈당 수치도 표준 인슐린 요법에서 인공췌장으로 변환하자 12.6mmol/L에서 9.2mmol/L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당화혈색소(HbA1c) 또한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표준 인슐린 요법을 받을때는 평균 HbA1c 수치가 8.7%에 달한 반면 인공췌장을 사용한 후에는 7.3%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자 만족도도 대단히 높았다. 임상 종료 후 환자들에게 설문을 진행한 결과 89%가 당뇨병 관리에 소요되는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답했다.
샬롯 교수는 "상당수 2형 당뇨병 환자들이 인슐린과 같은 현재 치료법으로 혈당 수치를 지속 관리하는데 상당한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인공췌장은 이들에게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혈당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추가적 연구를 통해 이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더욱 쌓아갈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2형 당뇨병 환자에게 임상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제기관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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