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환자(터미널)에 대한 의미없는 항균제 처방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적절한 항균제 처방으로 인해 환자와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 등과 같이 항균제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오는 6일 대한의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는 터미널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전국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 결과가 게재될 예정이다.
항균제(antimicrobial agent)는 말 그대로 세균 감염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로 부작용과 다제 내성, 비용 증가의 문제로 남용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말기 환자, 즉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여전히 다양한 항균제를 투여하는 관행적 처방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일단 여명을 늘리기 위한 최후의 방법으로 항균제를 투여하고 있는 셈이다.
이로 인해 미국감염학회(IDSA)나 미국의료역학회(SHEA) 등은 말기 환자에 대한 항균제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실제적으로 얼마나 항균제 처방이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조차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경북대 의과대학 권기태 교수가 이끄는 14개 대학병원 연구진이 전국 단위의 다기관 코호트 연구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실제 사용량과 경향을 파악해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8년 1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두달간 전국 14개 대학병원에서 사망 14일 전후간 항균제 처방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14개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는 총 1350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45.4%가 암 등 악성 질환을 가지고 있었으며 감염 원인은 사망의 40.2%를 차지했다.
실제 항균제 처방 현황을 분석하자 사망자 중 무려 88.9%가 생의 마지막 2주 동안 평균 2개 이상의 항균제를 투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항균제 중에서는 카바페넴의 비중이 가장 많았다. 전체 환자 중 절반에 가까운 44.4%의 환자에게 1000일 당 301.2개가 처방된 것. 이어서 베타락탐이 42.5%로 뒤를 이었으며 퀴놀론이 37.4%를 차지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항균제는 제대로 처방이 된 것일까. 후속 분석 결과 이렇게 처방된 항균제는 무려 63.6%가 '부적절' 판정을 받았다. 처방할 이유가 없는데 처방했다는 의미다.
이는 전문가와의 협진 부재 등도 영향을 미쳤다. 항균제를 처방받은 환자 중 감염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하거나 협진한 경우가 27.2%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통계학적으로 부적절한 항균제 처방이 나갈 위험을 조사하자 암이 있을 경우 1.56배, 뇌혈관 질환이 있을 경우 1.88배 더 부적절한 처방이 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여전히 국내에서는 상당수 의사들이 카바페넴 등 광범위한 항균제를 말기 환자에게 무의미하게 처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감염내과 의사와 협의한 경우는 27.2%에 불과했고 부적절하게 처방된 비율이 63.6%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등의 경우 의학계와 정부 모두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말기 환자에 대한 항균제 처방을 극도로 제한하는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다학제간 항균제 처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며 우리도 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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