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 의료기기산업협회는 이를 따라갈 리더쉽과 전문성 등 모든 것이 부족합니다. 대대적 변화없이는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 유지가 쉽지 않다고 봅니다."
유철욱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은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의 현 주소를 이같이 진단했다. 지금의 협회로는 변화하는 정책에 맞춰 제도 개선을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판단.
임기 마지막인 3년차를 맞은 그가 이러한 작심발언을 쏟아낸 이유는 뭘까.
그는 이에 대한 배경으로 환경의 변화를 꼽았다.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지원책을 내놓고 있고 4차 산업 혁명 등으로 의료기기 산업에도 큰 변화가 일고 있지만 현재 협회로는 이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대대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의료기기 업계의 대표 단체로서의 위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의견인 셈이다.
이에 따라 그는 남은 임기 내에 일단 협회장을 비롯한 의사 결정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고 나아가 회관 건립과 협회 명칭 변경 등을 위한 기반을 닦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유철욱 회장은 "협회장으로 취임하고 2년간 회무를 이끌다보니 협회가 가진 한계가 명확하게 보였다"며 "특히 협회장 중심의 조직 운영은 분명하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협회장이 대다수 중요한 안건을 모두 결제하는 등 권한이 집중돼 있지만 여전히 비상근 체계로 본인의 기업을 운영하면서 협회장을 맡는 일종의 명예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해충돌은 물론이고 즉각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응하거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 부족한 체계"라고 지적했다.
협회 회원사 중에서 회장을 선출하고 비상근, 명예직, 3년 단임제를 유지하는 한 협회가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는 것.
이로 인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정책 제안은 물론 회원사 유치와 체계적인 사업 진행 등에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 회장은 "비상근으로 본인의 기업을 유지하면서 명예직 형태로 회장을 맡다보니 신규 회원사 유치 등에 나설 시간도, 여유도 부족하다"며 "그렇다보니 4000여개 국내 의료기기 제조 기업 중 불과 300개만이 협회에 가입한 뒤 규모가 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특히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의료기기 산업 전체를 반석 위에 올릴 수 있는 네트워크와 아이디어 부족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결국 인허가와 보험 업무만 겨우 유지하고 있는 것이 현재 협회의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그는 협회장의 권한 및 이사회 운영 방안 등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대대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에 대한 안건을 정리해 이사들과 회원들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복안을 세워 놓은 상황.
특히 현재 4차 산업 혁명 등으로 디지털헬스케어와 디지털치료기기 등의 산업군이 별도의 협회를 만들고 있는 만큼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유철욱 회장은 "5월 내에 TF팀을 구성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구성해 이러한 협회 운영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바람직한 운영 체계를 도출하고 내년 2월 정기총회에 정식 안건으로 발의해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문제들로 협회가 대표 단체로서 위상을 가지지 못하면서 디지털헬스케어나 디지털치료기기 등 신사업군이 별도의 협회를 만드는 등 의료기기 산업계의 결속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회관 건립과 협회 명칭 변경을 함께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국 의료기기 산업을 대표하는 단체지만 수년마다 협회 회관을 옮겨다니는 것은 위상에 맞지 않다는 것. 또한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 '의료기기'라는 명칭을 고수하는 것도 시대 변화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유철욱 회장은 "4차 산업 혁명과 맞물려 의료산업의 패러다임이 단순한 의료기기, 즉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의료기기'라는 명칭이 공산품과 같은 인식이 강한 만큼 협회의 대표성과 위상 강화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유럽, 호주, 캐나다 등에서는 이미 디바이스 개념에서 '메드테크(MedTech)'로 변경을 마친 상태"라며 "의료기기산업협회도 이러한 개념을 담은 명칭으로 변경하고 숙원사업이었던 회관 건립까지 올해 안에 기틀을 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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