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탁신 억제 기전의 특발성 폐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 지리탁세스탓이 임상 3상에서 실패를 맛봤다.
임상 2상에서 폐 기능 측정 지표인 노력성 폐활량(FVC)이 개선되며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대감을 모았지만 이같은 효과는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재현되지 않았다.
영국 국립심장폐연구소 토비 마허 등 연구진이 진행한 IPF 환자에 대한 지리탁세스탓 투약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9일 게재됐다(doi:10.1001/1987.5355).
폐 조직의 섬유화와 이에 따른 호흡곤란, 폐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IPF는 예후가 좋지 않아 적절한 치료가 제공되지 않을 경우 평균 생존 기간은 약 3년에 그친다.
현재 상용화된 치료제는 피르페니돈이나 닌테다닙이 있지만 다수의 환자가 약제 투약 기간 중 부작용을 경험해 보다 효과적이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IPF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남아있다.
지리탁세스탓은 IPF 환자의 폐 손상에 대한 이상 반응을 매개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임상 2상에서 FVC 감소율에서 위약 대비 더 적은 변화를 보였고 이상 반응 매개 효소의 농도 감소 역시 관찰돼 기대를 모았다.
임상 3상인 ISABELA 1 및 ISABELA 2에는 각각 525명, 781명을 환자를 등록했다. 이어 1:1:1로 무작위 배정해 52주 동안 표준치료(피르페니돈, 닌테다닙 또는 둘 다 사용하지 않음)에 1일 1회 경구 지리탁세스탓 200mg, 600mg 또는 위약을 추가 투약했다.
주요 연구 종말점은 52주차에 측정한 FVC의 연간 감소율이었고 2차 결과는 질병 진행, 호흡기 관련 입원까지의 시간, SGRQ(세인트 조지 호흡기 설문지 평가방법)의 기준선에서의 변화였다.
분석 결과 지리탁세스탓은 두 연구 모두 위약 대비 FVC의 악화 개선에 실패했고 특히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지리탁세스탓 투약군이 수치적으로 더 높아 임상이 조기 종료됐다.
ISABELA 1에서 모든 원인 사망률은 지리탁세스탓 600mg 투약군이 8.0%, 200mg이 4.6%, 위약군이 6.3%였으며, ISABELA 2에서는 600mg이 9.3%, 200mg이 8.5%, 위약군이 4.7%였다.
주요 2차 결과에서도 위약 대비 통계적인 이점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표준치료 유무에 상관없이 IPF 환자에 대한 지리탁세스탓 투약은 위약 대비 임상 결과를 개선하지 않는다"며 "특히 위약을 복용한 사람보다 사망한 비율이 더 높았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2a 연구의 긍정적인 결과가 3상에서 재현되지 않은 이유는 불분명하지만 2상에서의 작은 샘플 크기, 짧은 기간, 표준치료법의 제한된 사용과 같은 한계가 원인이 될 수 있다"며 "3상이 실패한 이유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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