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의료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수술 후 회복 향상 프로그램(Enhanced Recovery after Surgery, ERAS)이 속속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한국형 모델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의기투합해 보건 당국에 ERAS 시범사업을 제안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도 올해 자체 ERAS 개발을 목표로 내부 정비를 마친 상황.
25일 대한의학회에 따르면 학회별로 ERAS 개발을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ERAS는 환자의 수술 후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고, 생리 기능을 최적화하며, 회복을 촉진하기 위해 환자 중심의 다학제팀 접근법이다.
ERAS의 핵심 요소는 환자/가족 교육, 입원 전후 환자 최적화 등을 통해 환자의 조속한 회복 및 사회 복귀를 돕는다.
연구에 따르면 ERAS 적용 시 환자 만족도는 물론 사망률·합병증 감소를 통해 진료 비용 및 전반적인 사회비용 지출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해 수술 후 관리 여하에 따라 예후가 바뀔 수 있다는 것.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10여년 전부터 표준 프로그램을 개발, 도입해 왔지만 국내는 병원별 운용 현황이 제 각각이다.
이와 관련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대한외과학회는 회동을 갖고 자체적인 시범사업안을 정부에 제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마취통증의학회 관계자는 "두 학회는 ERAS 시범사업 도입이 수술 환자에 대한 의료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전체 의료비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공동으로 당국에 이를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과대사영양학회도 수술 전후 식이를 포함한 운동요법 등 ERAS 표준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과대사영양학회 관계자는 "ERAS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경제력과 보험 지원 등 여건을 갖춘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도입이 본격화됐고, 한국도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며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한국형 ERAS 제작 과제를 제시하고 복지부도 ERAS을 주제로 암 정복추진 연구개발 사업과제를 공모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말 자체적인 ERAS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결정하고 올해부터 실제적인 제정 활동에 들어간다"며 "이를 위해 ERAS 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위암, 대장암, 간담췌장암 3개 소위원회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소위원회별로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만큼 올해 말을 목표로 한 지침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
외과대사영양학회 관계자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에 ERAS 개발에 외과학회 등 타과와도 협력하고 있다"며 "자체 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심포지엄을 통해 ERAS 도입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인식률을 올리는 한편 보건당국에도 도입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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