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의사가 현지에서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현지 미용시장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 및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국내 의료진과 협업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회는 의료 면허 발급 권한을 의사협회에서 보건부로 이관하는 등 11개 보건‧의료 관련 법을 개정하는 일명 '보건 의료 옴니버스 법'을 통과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법 개정에 따라 의료 면허 발급 권한이 보건부로 넘어오면서 외국인 의사도 인도네시아에서 의료 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현재도 의사협회의 허가가 있으면 외국인 의사가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지만 의사협회는 자국 의사 보호를 위해 예외적인 경우에만 허가 해왔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특정한 조건에 부합할 경우 외국인 의사가 인도네시아에서 의료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해외에서 졸업한 외국 국적의 의사는 특정한 역량 평가 과정을 통과하고 당국에서 요구한 진료 조건에 부합할 경우 진료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인도네시아에 법 개정은 그만큼 의사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전문의 비율은 인구 1000명당 0.12명으로 동남아시아 중앙값인 1000명당 0.20명보다 낮은 상황이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일반의 비율도 인구 1000명당 의사 0.62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인 인구 1000명당 1.0명보다 떨어진다.
한편,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도네시아 현지에 의료기관을 개원한 국내 기업 및 의료기관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지난 상반기 365mc와 시지바이오는 각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발리 현지에 지방흡입 및 미용 시술을 전문으로 한 클리닉을 설립하는 내용을 발표한 바 있다.
동남아에서 지방흡입을 필두로 한 미용시장이 한층 커지면서 국내 의료기관과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진출한 것이다. 동시에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를 생산하는 국내 제약사들도 경쟁적으로 인도네시아 중심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지바이오의 경우 365mc보다 한 발 더 빨리 인도네시아에 진출, 올해 발리에 메디칼 에스테틱 클리닉인 '뉴룩(NULOOK)'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현지 의사 부족현상이 심각한 상황임에 따라 현지 의사에 대한 고용 부담이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국인 의사의 진료활동에 길이 열리게 되면서 국내 의료기관과 기업의 진출이 한층 가속화될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제약사 임원은 "국내 의료진이 외국을 진출할 수 없던 이유는 바로 현지에서 진료활동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의료진은 외국 현지 의료진을 교육하는 데에만 그동안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외국인 의사 진료활동 허용을 추진하면서 미용시장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진출의 길이 빨라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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