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코로나19 감염병 등급 조정이 늦어도 3분기 안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관련 수가도 일부 '종료'를 앞두고 있다.
급여화 이후 청구량이 급증한 항목으로 꼽히는 흡인용 카테터 급여기준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환자 본인부담률도 상향 조정된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오후 1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선별급여 적합성 평가에 따른 흡인용 카테터 본인부담률 변경과 코로나19 건강보험 수가 단계적 종료 방안을 의결 안건으로 올렸다. 건정심은 두 건 모두 원안 그대로 의결했다.
■코로나 엔데믹, 한시적 수가도 종료…필수의료는 연말까지 유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복지부는 다양한 한시적 수가를 운영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조정되면 일부 수가도 종료할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올해 6월까지 코로나19 진료에 들어간 총 진료비는 9조5545억원 수준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조정하기 위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 1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다음 달 중 공포하면 복지부는 감염병 단계를 2단계에서 4단계로 조정하는 고시를 만들어 행정예고를 8월 중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감염병 등급이 4급으로 조정하면 코로나 진단과 치료가 모든 의료기관에서 실시하는 일반의료체계로 편입된다. 이에 따라 감염병 재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전면 지원 체계는 조정이 불가피하다.
우선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의 급격한 증가로 지난해 4월부터 가까운 동네의원에서 대면 진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산 수가를 지급했는데, 의료체계 안착에 따라 종료한다. 코로나 환자와 접촉한 무증상자에게까지 폭넓게 적용됐던 검사의 건강보험 지원도 일부 축소된다.
신속항원검사, PCR 검사 대상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바뀐다. 외래 검사비를 보면 코로나 치료제를 먹는 환자의 PCR 검사비는 본인부담률이 30~60%, 그 외에는 100%다. RAT 검사비는 모두 비급여다. 입원 환자에게 실시하는 검사비도 코로나 치료제를 먹는 환자는 본인부담률이 20%이며 증상이 있는 그 외 환자는 100%다. 보호자와 간병인 등 선제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은 끝난다.
다만, 확진자 중 응급·분만·수술·투석 환자 등은 필수의료 진료 인프라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는 유지한다. 중증응급진료센터‧이동식 격리병상 운영을 위한 정책수가, 입원환자 대상 분만‧수술 정책수가, 혈액투석 관련 행위수가가 해당한다.
또 코로나 환자의 의료기관 격리 필요성 및 감염병 등급 전환 일정 등을 감안해 급성기병원 격리실 입원료 및 통합격리관리료는 8월까지 유지한다. 요양병원은 상시병상 가동률이 낮아진 점 등을 고려해 코로나19 환자 대상 요양병원 격리실 입원료 적용을 종료하기로 했다. 코로나19 격리입원 진료 시 산정하는 감염예방관리료 끝난다. 급성기 병원과 요양병원 감염예방관리료는 정규수가로 산정 가능하다.
복지부는 코로나 등 재난 대응에 필요한 수가 개선 및 모니터링을 항상 실시하며 감염병 등급 조정 시기에 따라 수가 종료 등은 감염병 단계 전환 시기에 맞춰 지자체와 의료계에 안내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감염병 재난 상황에서 건강보험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확대하면서 코로나 대응에 큰 기여를 했다"라며 "향후 로드맵에 따라 재정 투입은 효율화하면서도 국민에게 필요한 진료가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선별급여 진입 흡인용 카테터 본인부담률 상향
2016년 선별급여 형태로 급여권에 들어온 흡인용 카테터 본인부담률이 조정됐다. 선별급여 항목에 대해 주기적으로 이뤄지는 적합성 평가 결과다.
흡인용 카테터는 기도 내 튜브를 사용하고 있는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분리 없이 호흡 회로 유지 상태에서 분비물을 흡인할 수 있도록 하는 치료재료다. 호흡 회로 개방으로 저산소증 예방, 병원 내 감염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임상근거 축적기간 확보 등을 위해 본인부담률 50%, 평가주기 3년으로 급여권에 들어왔다. 3년 후인 2020년 급여평가위원회에서 본인부담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된 바 있다.
관련 수가는 약 3만원이고 현재 44개 업체에서 94항목이 등재돼 있다. 재평가 이후 마취, 인공호흡 등 관련 청구 없이 외래에서 청구하는 등 오남용 사례가 발생했다. 외래 청구 건수를 보면 2020년 1만6406건에서 2021년 3만7218건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외래 사용량은 3만1924건을 기록했다.
올해 3월과 5월에 열린 적합성 평가 위원회는 인공 카테터에 대한 급여기준을 새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적합성 평가 과정에서 필수급여 항목인 개방흡인용 카테터와 비교했을 때 동맥산소포화도 유지 등의 장점이 일부 확인되고 병원 감염 예방을 위한 사회적 요구가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사망률, 중환자실 재원 또는 기계환기 적용 기간, 감염 예방 등 실제 치료 성적 향상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아 임상 근거가 불충분한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 결과 인공호흡 치료 시에는 본인부담률을 50%로 하고 임상적 유용성에서 차이가 있음을 고려해 기관 내 튜브를 이용한 전신마취 시 본인부담률을 80%로 상향하기로 했다. 그 외의 상황에서는 급여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복지부는 급여기준을 신설하면 급여비가 약 147억~187억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현행 보다 44억~84억원을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이다. 건정심을 통과한 급여기준은 행정예고를 거쳐 선별급여 지정 및 실시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9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흡인용 카테터 본인부담률 변경 및 급여기준 신설을 통해 선별급여 항목의 오남용 사례를 줄이고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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