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침습적인 요법으로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충격파치료가 대중화되면서 의료계에서 관련 술기를 고도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보험업계에서 이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까진 충격파치료가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르는 실정이다. 특히 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해 의료기술재평가보고서를 내고 3개 부위에 대한 충격파치료만 조건부 권고하고 나머진 불충분으로 평가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학회를 중심으로 충격파치료 근거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대한충격파치료학회는 지난 21~23일 대구광역시에서 국제학술대회를 유치하는 등 활동을 본격화했다.
해외 각국에선 충격파치료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고, 해외 석학들은 우리나라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21일 2023년 국제충격파치료학회(ISMST) 학술대회에서 대한충격파치료학회 정진영 회장과 세계충격파치료학회 볼프강 샤덴 회장을 만나봤다.
충격파치료학회 정진영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가 우리나라 충격파치료 현황을 세계에 알리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는 첫날에만, 전 세계 25개국에서 555명이 등록했는데 다른 국제학술대회와 비교했을 2배가 넘는 참가자가 모였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 회장은 "우리나라에 충격파치료가 도입되고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현 상황과 연구역량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며 "NECA와 관련해 우리가 생각하기에 여러 가지로 억울한 판정을 받았는데,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알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주요 세션은 해외 석학들에 의해 ▲스포츠 질환에서의 충격파 활용 ▲충격파를 이용한 근막 및 골연골 치료 ▲충격파와 함께 하면 좋은 치료 등을 주제로 이뤄졌다. 국내에선 배우기 어려웠던 영역을 다룬 만큼, 이전보다 제대로 충격파치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 회장의 기대다.
그는 이 중에서도 공학자들과 함께 충격파의 원리에 접근하는 강의와, 미래에 충격파치료가 어떤 영역으로까지 적용될 수 있을지를 다루는 강의가 특히 의미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회원들에게 왜 굳이 대구광역시에서 학술대회를 열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23일까지 열리는 국제충격파심포지엄과 연계하기 위함이다"라며 "이는 전 세계 공학자들이 모이는 학술대회다. 의료계는 치료는 해도 충격파의 원리는 모르는데 공학자들과 협력한다면 새로운 견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하면 충격파를 더 다양한 분야에 이용할 수 있을까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위해 대구에서 학술대회를 열기로 했다"며 "실제 공학자들을 연좌로 강의가 이뤄졌으며 큰 호응을 얻었다. 매번 함께 학술대회를 열순 없겠지만 협업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학술 활동을 지속해 NECA에 의해 불충분하다고 평가된 충격파치료의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이번 학술대회를 보면 알겠지만, 충격파치료는 과학적이고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적용되고 있다"며 "NECA가 내린 불충분 등급은 근거가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연구·논문을 통해 이를 제시하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다분하다. 직접 와서 보면 굉장히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충격파치료학회 볼프강 샤덴 회장 역시 의학·과학적 입장에서 협업은 매우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유행세가 잦아들어, 이렇게 학술대회를 열 수 있었던 것이 기쁘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충격파치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많은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충격파치료는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에서 시작돼 라틴아메리카에서 큰 발전을 이뤘고, 이제 아시아에서 그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볼프강 회장은 지금에 와선 미국에서도 충격파치료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여러 과학적 근거와 임상 경험들이 쌓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충격파치료는 매우 효과적이며 저렴하고 부작용이 적은데다가 접근성도 좋다"며 "이 때문에 미국에서 층격파치료는 보험 외적인 분야에서 확장되고 있는데 발기부전과 같은 비뇨기과 질환과 미용 분야 역시 적응증에 해당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충격파치료 수요가 높아지는 흐름이 관련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었다. 신경 재생 등 그동안 연구비를 따내기 어려운 영역이 많았는데,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미래에 더 많은 분야에서도 충격파치료가 활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자들이 충격파치료를 선호하는 상황도 조명했다. 수술 등 침습적 치료에 비해 치료가 빠르고 통증이 심하지 않으며 큰 부작용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충격파치료를 둘러싼 논란 들 역시 여기서 기인하는 것으로, 효과가 뛰어나 사용량이 늘어나다 보니 지적 대상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볼프강 회장은 "만약 충격파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환자들은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충격파치료를 수요가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지출이 커지는 문제를 발생시켰다"며 "이에 충격파치료는 과학적 근거나 효과 등과 관계없이 총비용이 커졌기 때문에 줄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사회적 문제는 보험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사안이다"라며 "충격파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환자에 해를 끼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 효과적이기 때문에 총비용이 증가하며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프강 회장은 학술적인 관점에서 충격파치료가 보디빌딩과 유사한 효과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충격파는 신체에서 물리적인 에너지를 생체 에너지로 전환하는 세포역학신호변환을 일으키는데 이는 근육뿐만 아니라 신경·혈관신생 등에도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충격파는 세포를 자극해 성장인자 등의 단백질을 생산하도록 한다는 것.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효과로는 ▲기능 혈관 신생 ▲대사작용 증가 ▲염증 조절을 꼽았다. 특히 이 중에서 충격파치료를 동한 염증 조절은 스테로이드 같은 항염증제제와 달리 만성적인 염증 작용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줄기세포 분야에서도 충격파치료가 연구 중인 상황도 전했다. 손상된 인체의 줄기세포를 자극하는 충격파의 특성 덕분인데 실제 심장질환에서 충격파를 사용해 줄기세포를 심근 세포로 분화시켜 심박출률을 향상시키는 연구가 있다는 것.
이를 통해 향상되는 수치는 15%인데 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심박출률 35% 이하 환자를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시키는 유의미한 숫자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볼프강 회장은 "충격파치료는 미래에 줄기세포 분야에서 아주 폭넓게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전통적인 줄기세포 치료는 세포를 추출해서 외부에서 조절한 후 다시 인체에 주입하는 식이다"라며 "이 과정에서 세포는 15~30% 변성되는 반면 충격파치료는 줄기세포를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조절할 필요가 없어 변성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는 충격파치료의 아주 중요한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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