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제9기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이하 약평위) 위원 구성에 들어간 가운데 건강보험공단의 약평위 위원 참여 요구가 무산되자 노조까지 나서서 심평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건보공단 노조는 "심평원 약평위 위원구성에 건보공단 배제는 주객전도"라며 "약제의 경제성 판단 기준에 건강보험 재정 현황을 반영할 필요가 있고 재정관리 및 약가 계약, 사후관리 당사자로서 평가단계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4일 밝혔다.
심평원은 제8기 약평위 위원 임기가 다음달 7일 만료됨에 따라 관련 단체에 제9기 위원회 구성 계획을 알리며 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약평위는 약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평가하는 조직이다. 2021년 9월 구성된 8기 약평위는 102명의 인력풀로 이뤄졌으며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심평원 관계자 6명이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9기 약평위는 105명으로 확대했다.
건보공단은 옵저버 자격으로 약평위에 참여하고 있는데 9기 약평위 구성을 앞두고 정식 위원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건보공단 노조는 "심평원이 건강보험 재정 관리를 책임지고 약가 협상을 통해 약제 급여 등재 최종단계 주체로서 의견을 제시하고자 하는 길을 막았다"라며 "건보공단이 보험자이고 자신들은 건보공단의 부담금으로 운영되는 요양급여비 심사 및 적정성 평가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임을 망각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요양급여 대상 여부와 상한금액 결정과 조정 등 전문적인 평가를 하도록 한 것은 복지부의 오판"이라며 "현재는 보험자인 건보공단의 기능을 약화시키는 심평원, 공급자, 그리고 복지부의 카르텔이 형성된 형국이다"고 지적했다.
건보공단 노조는 약제의 경제성 판단 기준에 건강보험 재정 현황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급여기준 강화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던 의료행위가 이제는 더이상 보장이 안되는 것처럼 약품도 경제성 인정 기준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평가단계에서부터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재정관리 및 약가계약, 사후관리 당사자로서 평가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약평위에서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심평원은 설립 취지에 맞게 진료비 심사 및 적정성 평가 전문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건보공단과 심평원 기능조정이 필요하다"라며 "복지부는 기능조정협의체를 구성해 단계적인 조정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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