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현장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업무 강도가 높다. 업무 체계도 복잡한 데다 해야 할 일이 많고, 기록 업무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나 간호사 모두 진료 업무에 버금갈 정도로 기록하는 데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록 및 인수인계 실수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사고는 잊을 만하면 발생한다.
이 가운데 최근 기록에 대한 의료진의 부담과 의료사고 위험을 낮춰줄 서비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바로 퍼즐에이아이(PuzzleAI)의 'Voice EMR', 'Voice ENR'로, 종합병원 중심으로 최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임상의사로서 해당 서비스의 필요성을 느끼고 최초 사업 개발단계에서부터 노력해 왔던 이가 바로 정형외과 전문의로 퍼즐에이아이를 이끌고 있는 김용식 대표다.
메디칼타임즈는 최근 김용식 대표를 만나 퍼즐에이아이의 의료서비스 제공 계획과 앞으로의 회사 발전방향을 들어봤다.
35년 임상경험 살려 '솔루션' 제공
사실 김용식 대표는 퍼즐에이아이 대표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보다 정형외과 전문의로 임상현장에서 더 크게 알려진 인물이다. 대한정형외과이사장과 서울성모병원 겸 여의도성모병원장을 거치는 등 의학회와 병원 모두를 대표하는 자리를 모두 경험한 바 있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소위 'MZ세대'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임상현장에서의 의사, 간호사의 진료업무 부담을 크게 줄여 줄 서비스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에 따라 퍼즐에이아이가 내세운 서비스는 'Voice EMR', 'Voice ENR'.
우선 Voice EMR(Electronic Medical Record)은 의사나 간호사가 의료 관련 정보에 대해 말하면, AI가 이를 차트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데스크톱에서 마이크를 통해 사용할 수도 있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의사나 간호사들이 모바일을 통해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Voice ENR(Electronic Nursing Record)은 간호사들이 별도의 기록 작업 없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간호업무 수행 즉시 음성으로 모든 내용을 ENR에 실시간으로 입력, 저장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용식 대표는 서울성모병원장을 맡던 시절 해당 서비스 개발 필요성을 느끼고 미국 등 선진국 진료 현장을 조사, 카이스트 출신 연구원들을 만나 서비스를 상용화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임상의사로서 정년과 병원장 역할이 마무리되자 퍼즐에이아이 대표로 전면에 나섰다.
김용식 대표는 "임상의사로 35년을 생활하면서 의료진의 기록 실수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사례를 경험해 왔다. 가령, '암이 아니다'라고 쓴 내용을 갖고 '암'으로 오인해 수술까지 벌어진 일도 발생했었다"며 "이처럼 의사, 간호사 모두 진료와 함께 기록에 대한 부담을 있다. 병원장 시절 서비스 개발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카이스트 출신 연구원과 의기투합해 여기까지 왔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노력에 결과일까. 퍼즐에이아이의 서비스는 의학차트 음성인식률 100%에 도달을 목표로 할 만큼 정확한 서비스로 거듭났다. 소위 국외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를 임상현장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퍼즐에이아이는 몇 년 앞서서 서비스를 개발, 보급해 매출까지 올리는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김용식 대표는 "최근 한 학회 학술대회에서 퍼즐에이아이의 서비스를 강연한 적이 있다. 다른 기업들도 생성형 AI 서비스를 갖고 자사와 유사한 서비스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더라"며 "이들보다 몇 년 앞서 상용화를 이룬 만큼 앞으로 해당 서비스를 임상현장에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퍼즐에이아이의 목표는 빅테크 기업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닌 의료 등 특정 분야에서 만큼은 최고의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업‧마케팅 아닌 임상현장 입소문으로 승부"
퍼즐아이아이의 'Voice EMR', 'Voice ENR' 서비스는 현재 전국 종합병원 중심 의료기관 92개소에 확산될 만큼 임상현장에서의 활용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 중에서 'Voice EMR'의 경우 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중심으로 판독 서비스에 적극 활용 중이다.
간호사 대상 'Vobile ENR'는 올해 상반기 은평성모병원 모든 병동에 구축을 완료한 데 이어 또 다른 국내 초대형병원 등과도 구축을 논의 중이다.
이 같은 확산세에 힘입어 최근 퍼즐에이아이는 뷰노 음성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용식 대표는 "올해 6월 기준으로 의료기관 92개에 Voice EMR 서비스를 적용하고 있다. 현재 Voice EMR 데모 대기기간이 4개월일 정도"라며 "영상의학과 중심으로 서비스를 활용 중인데 하반기 100개소 확대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별도 영업‧마케팅 인력을 두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과는 의료진들이 직접 활용해보고 경험을 통해 확산된 것으로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용식 대표는 '소프트웨어'로 승부해야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특성 상 '구독료' 방식의 가격정책을 고수하는 한편, 임상현장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세세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로 승부해야 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의 특성상 특정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른 일괄 보상보다는 서비스 활용에 따른 구독료 방식으로 가격정책을 설정하고 있다"며 "구독료 방식의 가격 설정은 단순 서비스 제공이 끝이 아니라 향후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등 임상현장에서 원하는 추가적인 관리를 뒷받침 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용식 대표는 기존 Voice EMR 서비스에 더해 '음성 인공지능 동의서' 시장 진출도 계획 중이다. 임상현장에서 환자들과 시술 및 수술 동의서 작성이 수없이 이뤄지는 만큼 해당 시장 성공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것이 김용식 대표의 생각이다.
이 모든 것이 임상현장에서 35년 간 누비며 느꼈던 언멧니즈(unmet needs, 미충족 수요)에서 나온 사업 아이템이다.
김용식 대표는 "수술 동의서 작성은 임상현장에서는 수없이 경험했던 일로 향후 의료진과 환자 간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며 "음성 인공지능 동의서는 이같은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의료진과 환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는 서비스"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미 국내 손에 꼽히는 초대형병원과 도입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의료시장은 물론 동물실험, 클린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데 이를 바탕으로 2025년 해외 진출을 위한 IR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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