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현장에서 활용 중인 GLP-1(Glucagon like peptide-1) 계열 당뇨병 치료제들이 연이어 품절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인 '줄토피 플렉스터치주(인슐린 데글루덱/리라글루티드, 이하 줄토피)'의 품절 소식을 임상현장에 안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토피는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조절하는 약제로 자사의 기저인슐린 데글루덱과 GLP-1 유사체 리라글루티드의 고정비율 복합제(Fixed Ratio combination, FRC)이다
지난 2019년 국내 식약처 허가 이후 2021년 5월부터 급여로 적용돼 임상현장에서 활용 중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에 따라 국내 임상현장에도 그 여파가 미쳐 품절 현상이 벌어지게 됐다.
문제는 줄토피에 앞서 국내 임상현장에서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 활용 폭이 가장 컸던 릴리 '트루리시티(둘라글루타이드)'도 품절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현장에서는 트루리시티 품절의 경우 당뇨병 및 비만 신약으로 기대 받고 있는 마운자로(티제파타이드) 생산이 집중됨에 따른 영향으로 평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상급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트루리시티에 이어 줄토피도 조만간 품절될 수 있다는 소식을 전달받았다. 해당 사실을 진료 시 환자들에게 사전에 전달하고 있다"며 "문전약국의 재고 상태를 확인하며 트루리시티를 처방받던 환자 중 당이 좋은 일부 환자는 DPP-4 억제제 계열 약제로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임상현장에서 급여로 현재 활용 가능한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로는 솔리쿠아(인슐린글라진/릭시세나티드)로 좁혀진 상황.
그나마 줄토피의 경우 솔리쿠아로 대체 가능하지만 트루리시티의 경우는 해당 치료제로 대체마저 쉽지 않다는 것이 임상현장의 설명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임원인 또 다른 상급종합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트루리시티는 급여로 대체 가능한 GLP-1 계열 치료제가 없어 환자 입장에서는 비급여 부담이 커질 것이다.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의 경우 현재 급여로 적용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인슐린과 트루리시티를 같이 처방받는 환자라면 솔리쿠아 혹은 줄토피를 대체할 수 있지만 직접적으로 트루리시티를 대체할 품목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줄토피까지 품절 현상이 발생하게 되면서 당분간 솔리쿠아만 정상 처방이 가능할 것 같다"며 "마운자로,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 등 신약의 공급이 더딘 상황에서 해당 제약사 기존 품목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분간 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처방이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국내·외 당뇨병 진료지침은 심혈관 이익을 입증한 GLP-1 주사제를 죽상경화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SGLT-2 억제제와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권하고 있다. GLP-1 주사제의 높은 체중감소 효과로 비만 환자에서도 우선 고려된다.
지침에 힙입어 급여로 적용 중인 국내 GLP-1 주사제 시장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트루리시티는 국내 임상현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며 지난해 54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279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도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줄토피도 지난해 111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79억원의 매출을 임상현장에서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솔리쿠아 역시 지난해 63억원, 올해 상반기 34억원 기록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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