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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힘 싣는 정치권…"의료취약지 의사 확충은 당연한 과제"

발행날짜: 2023-09-04 12:08:17

민주당, 국회토론회 열고 지방의료 현실 조명…"대책은 공공의대"
의사 수는 국민 생명과 직결…"졸업생 지역에 남을 유인책 필요"

의대정원을 확대하기 위한 정치권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방 사립의대의 파행 운영사례가 드러난 만큼, 공공의료 확충이 필수적이라는 요구다.

4일 더불어민주당 고영인·도종환·서동용·이상헌 의원은 '바람직한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공백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토론회를 열고 의대정원 확대를 통한 의료공백 해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은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정백근 교수

주제발표를 맡은 경상국립대학교 의과대학 정백근 교수는 지역의료공백의 심각성을 조명하며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정 교수는 지역별 종합병원 평균 접근거리가 서울특별시의 경우 2.85km에 불과한 반면, 경상남도는 31.54km에 달하는 등 격차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역 간 건강 및 사망 격차도 마찬가지인데 경기·과천의 기대수명은 86.3세인 반면, 경북·영양은 78.9세로 짧았다. 특히 강원 영월권의 경우 입원·응급·뇌혈관질환 사망비가 서울 동남권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 인구 1000명당 의사 수 역시 세종 1.22명, 서울 3.14명 등 지역에 따라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를 인구 10만 명당 외과·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과로 보면 서울 22.17명 세종 9.09명으로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적은 지역은 치료 가능 사망률이 높은 경향을 보이는 등 의사 수는 국민의 생명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의사 임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도 문제로 지목했다. 의사 월평균 임금은 2011년 1344만 원에서 2017년 1875만 원으로 39.5% 증가했다. 이는 일반적인 근로자보다 5~6배 많은 임금인데 간호사보다도 3.7배 높아 그 격차가 OECD 1위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지역 간 의료격차는 보편적 건강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수도권 중소도시 및 농촌지역은 공공보건의료와 보편적 건강보장 위기를 직면했다고 우려했다.

특히 비수도권 중소도시 및 농촌 지역 주민들은 미충족 의료를 해결하기 위해 교통비·시간비용 등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강요당한다는 것.

그는 관련 대책으로 필수의료 확충이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를 목표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은 필수의료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의료이용도 힘든 상태라는 것.

의대 정원은 의료취약지 의사인력 확보하는 방향으로 확대돼야 하며 이를 위해 선발 전략을 활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정 교수는 "취약지역, 취약분야에서 근무하는 조건으로 하는 특수목적 대학을 설립하고 기존 의대정원을 확대하되 특수목적 트랙을 설치·운영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역인재전행을 군 지역 특별전형으로 구체화하고 취약지 임상실습, 금전적 보상 방안 마련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보건의료체계도 함께 강화돼야 하며 배출된 의사들이 근무할 취약지 공공의료기관이 있어야 한다. 지역의 의료취약성을 극복하기 위한 특화 교육 프로그램 및 교수진 역략 강화도 필요하다"며 "공공보건의료자원 확충의 일환으로 국민의대 정원 확충, 공공의대 설립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건강연대 양동석 정책위원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울산건강연대 양동석 정책위원은 지방사립의대의 운영 실태를 지적하며 필수의료와 지역민을 위한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양 정책위원은 강원·충북·경북·울산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의대 숫자와 정원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강원의 경우 4개였던 의대 수가 2개로 감소했으며 정원은 기존 267명에서 142명으로 47% 감소했다. 충북의 경우 2개였던 의대가 1개로 줄어들며 정원이 45% 감소했다. 경북·울산은 각각 1개였던 의대가 아예 사라졌다.

그나마 남아있는 지방의대들도 방만한 운영 실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건국대충주병원의 경우 300병상 중 150병상만 운영하고 8개 진료과에서 의사가 1명에 불과하다는 것.

인가지 외부에서 교육·수련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도 꼼수라고 지적했다. 특히 울산대 의대의 경우 울산에 연고를 두고 있지만 의학교육은 대부분 서울아산병원에 위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도권 대학병원의 집중화로 지방 붕괴가 가속하는 상황도 문제로 짚었다. 이들 병원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원 러시를 어이가면서 지방의대와 부속병원이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의료에 대한 주민 불신이 커지고 있으며, 지방의대 역시 경영악화 및 의사 부족으로 질 저하 및 젊은 인력 유입이 제한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우려다.

그는 의대는 지역사회의 건강·보건의료시스템 요구와 사회적 책무에 사명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방의대의 역할은 지역민을 위한 의료정책 및 계획수립에서 핵심참모 및 감염병 및 지역특성 질환에 대한 기초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민을 위한 의사와 전문연구인을 배출하고 타 전공과의 산업협력으로 부가가치를 생성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양 정책위원은 "의대 증원을 위해선 전제조건이 있어야 한다. 인가지 내 교육을 6년을 원칙으로 하는 등 불법·편법 지방의대의 지역 복귀 와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며 "대학원 및 연구시설로 지역균형발전과 의대를 정상화하고 과감한 투자 및 회계공개로 책임을 지는 지방의대에 보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람직한 의대정원 확대를 위한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조승연 회장은 의사 부족은 공공의료붕괴가 그 원인이자 결과라며 의대정원 확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확충 규모와 이렇게 확보된 의사인력의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조 회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 문제의 핵심은 공공성과 필수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의대 정원 확충은 당연한 과제"라며 "다만 기존 의대를 통해 소수만 확충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사립의대와 국립의대 병원이 공공적으로 변환이 가능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의미 있는 규모의 의대 증원과 기존 국립의대의 공공적 개혁, 공공의대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대학규제혁신총괄과 박준성 과장은 의대 증원이 필요하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의료취약지 문제가 해결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만 늘리기보다 졸업한 의사들이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좋은 병원들이 늘어나야한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박 과장은 "졸업한 의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니 지방에도 그만큼 정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게 지방의대의 주장인데 이는 풀기 어려운 숙제"라며 "더욱이 수도권에 대규모 종합병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반면 지방에는 좋은 병원이 생긴다는 소식이 없는데 지방에 좋은 병원이 운영되도록 하면 의사가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정원 동결돼서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 정원이 40명 정도 되는 의대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며 "졸업 의사들이 지역에 남을 수 있도록 정책적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 그래도 전제조건은 의대 정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의 의료인력정책과 송양수 과장 역시 관련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의사 수 부족이라고 강조했다. 의대 증원은 지역완결형 의료체계를 구축의 전제조건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송 과장은 "의사 수 부족이 관련 문제의 근본적 요인이지만 이를 확대하는 것은 의료계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국토균형발전 등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늘어난 의사 수가 의료 불균형 해소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합리적 보상과 근로여건 개선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정책 패키기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 증원 규모와 배분 방식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으며 앞으로 폭넓은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본다"며 "다만 지역인재전형으로 거주 지역 대학에서 수련을 받은 학생이 해당 지역에 남는 확률이 높아 이를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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