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이 당뇨병 치료, 체중 감량 효과로 널리 보급되면서 부작용 이슈가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진 만큼 다양한 인종, 적응증, 질환에 따른 이상반응 누적 데이터가 쌓이면서 강력한 효과에 가려졌던 안전성 프로파일 문제가 고개를 드는 것.
영국 보건당국이 GLP-1 계열 당뇨·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와 리라글루타이드 성분에 대한 자살·자해 충동 가능성 검토에 나선 가운데 대규모 메타분석에선 당뇨망막병증 위험도 상승이, 최근 코호트에선 위장 장애 위험 상승이 관찰됐다.
10일 의학계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브리티시컬럼비아 의대 모힛 소디(Mohit Sodhi) 등 연구진이 진행한 GLP-1 관련 위장 장애 위험 코호트 분석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에 게재됐다(Doi:10.1001/jama.2023.19574).
당뇨병 약제로 시작한 GLP-1은 최근 체중 감량 약제로 보다 각광받고 있다.
선행 연구에서 당뇨병 환자에서 담도질환, 췌장염, 장폐색, 위 마비 등의 위장 장애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GLP-1 투약이 이런 위험을 가중시키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에 착안, 임상 환경에서 체중 감량에 사용되는 GLP-1 작용제와 관련된 위장 장애 발생률을 조사했다.
미국의 대규모 건강 청구 데이터베이스인 PharMetrics Plus 데이터베이스(IQVIA)에서 1600만 명의 환자(2006~2020년)를 무작위 추출, GLP-1 계열 세마글루타이드 또는 리라글루타이드의 투약자와 GLP-1 작용제가 아닌 체중 감량제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사용자간 위장 장애 여부를 비교했다.
약제의 첫 번째 처방부터 ▲담도 질환(담낭염, 담석증, 담석증) ▲췌장염(담석 췌장염 포함) ▲장폐색 ▲위 마비 발생률을 2020년 6월까지 추적했고, Cox 모델을 통해 위험비(HR)을 산출했다.
4144명이 리라글루타이드, 613명이 세마글루타이드, 654명이 부프로피온-날트렉손을 투약했는데 분석 결과 위장 장애 발병률은 GLP-1 투약군에서 상승했다.
담도 질환의 1000인년당 발병률은 세마글루타이드가 11.7명, 리라글루타이드가 18.6명, 부프로피온-날트렉손이 12.6명이었고, 췌장염은 각각 4.6명, 7.9명, 1.0명이었다.
부프로피온-날트렉손과 비교한 GLP-1의 췌장염 발생 위험은 9배(HR 9.09), 장폐색 위험은 4.2배(HR 4.22), 위 마비 위험은 3.7배(HR 3.67) 상승했지만 담도 질환의 위험도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HR 1.50).
분석에서 고지혈증을 제외하거나 비만의 과거력과 관계없이 GLP-1 투약은 결과의 유의성을 변화시키지는 못 했다.
연구진은 "이번 코호트 분석을 통해 체중 감량을 위한 GLP-1의 사용은 부프로피온-날트렉손 사용 대비 췌장염, 위 마비, 장폐색의 위험을 증가시켰다"며 "약물의 광범위한 사용을 고려할 때, 체중 감량을 위해 약물 사용을 고려하는 환자들은 이러한 부작용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고 결론내렸다.
지난 8월에는 93개 대규모 메타분석을 통해 GLP-1이 전반적으로 당뇨 망막병증의 위험을 높인다는 결과가 미국 망막전문가협회 2023년 연례회의(ASRS 2023)에서 공개된 바 있다.
분석 결과 GLP-1 사용은 위약에 비해 초기 단계 당뇨 망막병증(RR = 1.31) 및 초기 단계 망막 부작용(RR = 1.29)의 위험 증가와 유의한 관련이 나타났지만 인슐린과 비교할 경우 GLP-1은 후기 망막병증으로부터 보호 효과가 나타났다(RR = 0.38).
내분비학회 관계자는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수반되고 일반적으로 효과가 강하면 이에 상응해 이상반응의 발현 빈도나 강도도 올라간다"며 "최근 수 년새 GLP-1이 널리 보급되면서 실제 리얼월드에서 어떤 임상적 혜택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가지는지 데이터가 축적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안전한 비만치료제로 각광받은 시부트라민 역시 각종 임상시험을 거쳐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 받았지만 향후 연구에서 심혈관계 질환 위험 상승이 관찰돼 퇴출됐다"며 "GLP-1은 체내 자연적인 호르몬과 비슷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장기 투약이나 비만하지 않은 인구가 투약했을 때의 안전성 등은 조금 더 검증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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