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신분석 및 인지행동심리를 가장 잘 평가할 수 있다고 알려진 로르샤흐(Rorschach) 검사를 인공지능으로 대체할 수 있는 솔루션이 개발중이다.
신민섭 고려대 심리학부 특임교수(서울대병원 명예교수)는 27일 인공지능기업 아크릴이 마련한 'ACRYL NEXT 2023 : OVER THE RAINBOW' 세미나에 참석해 로르샤흐 검사 분석을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헤르만 로르샤흐가 개발한 로르샤흐 검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투사적 검사로, 잉크반점으로 만들어진 그림을 보고 피검사자의 내적 심리상태를 면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핵심이다.
검사 방법은 종이 위에 잉크를 떨어뜨려 반으로 접은 후 다시 펴서 만들어진 좌우 대칭 그림 10장(무채색 5장, 유채색 5장)을 피검사자가 어떻게 평가하는지 분석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특히 자유로운 표현과 스토리텔링 속에서 개인의 무의식적 갈등을 이해하고 사고 및 정서 장애, 현실 검증력, 석경 및 대인관계, 자아강도 등을 평가하고 정신장애를 진단하는데 유용해 전 세계 임상 현장에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검사법은 아직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간의 내면을 보는 투시적 검사가 가진 특성상 피검자의 자유도가 높고, 검사 결과가 무한히 다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집하는 정보 중 음성, 반응주제, 반응속도, 필압 등도 평가에 들어가 어려움이 있다.
이날 신 교수는 “무한한 반응이 나올 수 있는 투시적 검사 특성상 피검사의 자유로운 응답을 모두 데이터 베이스에 축적할 경우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저장 처리 학습할 수 있는 기술이 부족했고, 게다가 진단 분류 뿐만 아니라 검사의 실시 채점, 및 해석과정을 기존의 규칙 방식으로 디지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 이같은 까다롭고 복잡한 진단법도 곧 디지털로 전환될 전망이다. 국내 헬스케어 인공지능기업 아크릴이 로르샤흐 검사를 디지털하고 결과 분석도 이뤄질 수 있도록 작업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신 교수는 인공지능을 결합한 로르사흐 검사 개발 현황을 소개했는데, 현재 개발단계는 10개의 카드에 대한 답변을 취합하고, 이를 데이터 베이스화해 저장하는 초기 단계다. 추후 한 장의 카드에서 여러 반응을 수집할 수 있는 능력과 얻어진 학습값으로 채점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정확도를 개선하는 고난도의 개발 단계가 남았다.
신 교수는 “정신장애 진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사법이 개발된다면 향후 임상에서 환자를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을 보조하는 초기 모니터링 도구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데이터 축적을 통한 딥러닝이 이뤄지면 정신건강 분석 등 다양한 연구에도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아크릴은 신민섭 교수외에도 성균관대 우홍욱 교수, 마이크로소프트 전종수 이사, 한국행정연구원 국정데이터조사센터 허준영 소장,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이희엽 이사장, (주)비브스튜디오스 박제훈 이사, (주)딥엑스 김정욱 부사장 등을 초청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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