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청룡의 해가 밝았다.
새해를 맞아 잠시 갑진년 해를 풀이해보면 청룡은 생명의 탄생을 주관하는 신성한 용으로 신화 속에서 힘차고 진취적인 힘을 가진 존재로 그려졌다.
청룡은 길조의 수호신으로 의료계에도 청룡의 기운을 받아 지난해 엎친데 덮친 일들이 하나씩 해결되는 한해가 되길 기원하며 2023년을 잠시 되돌아보면, 지난해 의료계는 어느때 보다 다사다난했던 한해를 보냈다.
간호법 제정에 이어 의대증원 이슈로 혹한의 날씨를 뚫고 거리로 나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진행했으며 엎치락 뒤치락하는 비대면 진료 정책 발표로 또 한번 혼란을 겪었다. 게다가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법 제정으로 불안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
지난해 보건의료정책은 의료계 이외에도 전 국민적 관심을 받으면서 의료현장의 목소리가 소외된 채 국가적 과제로 부각되면서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나갔다.
특히 의대증원은 2020년 당시에도 의료계 총파업을 초래했던 이슈로 쟁점으로 민감했던 사안. 하지만 전국민적 지지와 관심을 받으면서 소위 용산(대통령실)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고 나섰고, 주무부처인 복지부조차 증원 규모와 속도를 감당하기 버거워 보였다.
"의료계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복지부 조규홍 장관도 어느 순간부터 2025년을 목표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간호법 제정도 마찬가지다. 결국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 무산됐지만 거대 야당의 강력한 추진에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한의사협회를 주축으로 보건의료단체들이 하나로 뭉쳐 목소리를 냈지만 국회 통과를 막지 못했다. 이후에 대통령 재의요구로 끝내 제동이 걸렸지만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지 알 수 없다.
사실 눈앞에 닥친 문제는 실손보험 청구간소화다. 국회를 통과한 내용은 보험금 청구 서류 전송 주체를 의료기관 직접 전송과 전송대행기관 전송 등 투트랙이지만 금융위원회가 의료기관으로 일원화하려는 행보를 보여 의료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추진된 의대증원부터 실손보험 청구간소화까지 의료현장의 의지보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에 이끌려가는 모습이 역력하다. 보건의료정책은 국민적 요구가 높기 때문에 자칫 선심성 정책으로 변질되기 쉽다. 국회의원들도 선거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해 오죽하면 포퓰리즘을 '표'퓰리즘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마침 총선이 열리는 2024년은 '표'퓰리즘 정책이 득세하기 쉽다. 이미 지난해부터 그 행보가 시작됐는지 모르겠다. 새해에는 지난해의 한계와 걱정을 덜고 새로운 기운으로 건강한 정책이 현실화되는 한해가 되길 바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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