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해도 의과대학에 가기 위해 입학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늘어나면서,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의료계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22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SKY) 정시 모집의 최초 합격자 등록자를 분석한 결과 총 1343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는 2019학년도부터 2023학년도까지 최근 5년 내 최고치다.
실제 SKY 정시 합격 등록 포기자는 2019학년도 1062명, 2020학년도 1047명, 2021학년도 900명, 2022학년도 1301명이다.
반면 의대 등록 포기자는 감소세인데 SKY 정시에서 의대 합격을 포기한 수험생은 2019학년도 26명, 2020학년도 15명, 2021학년도 13명, 2022학년도 16명, 2023학년도 12명 등이다. 특히 서울대 의대에서는 최근 5년간 정시 합격 포기자가 아무도 없었다.
또 3개 학교 중 2023학년도 정시 포기율이 가장 높은 자연계열 학과는 서울대 간호대학(48.1%),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130.0%), 고려대 컴퓨터학(91.2%)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열에서는 서울대 자유전공학부(36.7%), 연세대 경영대학(79.1%), 고려대 경영대학(69.7%)으로 집계됐다.
2022학년도부터 시작된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선발 확대 정책과 의대 쏠림 심화, 약대 학부 선발 재개 등으로 등록 포기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게 종로학원의 설명이다. 서울대 합격생은 의대로, 연세대·고려대 합격생은 서울대나 의대·치대·약대로 빠져나갔다는 분석이다.
의료계는 이 같은 의대 쏠림 현상의 원인으로 의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목하고 있다. 의사에 대한 초점이 생명이 아닌 수입에 맞춰지면서 직업관이 왜곡되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의대를 증원한다면 의업에 사명을 가진 의사가 아닌, 높은 수입에만 관심 있는 의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 김이연 대변인은 "의대 광풍과 관련해 환자를 돌보는 의사의 본질적인 역할이 아니라 수입 쪽으로 여론몰이가 되고 있다"며 "이처럼 왜곡된 관점이 의사라는 직업에 선입관으로 작용할 경우 대한민국의 이공계 발전은커녕 급속 붕괴가 예상되는 상황"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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