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할때 이른바 무통 분만으로 불리는 경막외 마취를 하면 산모와 관련한 심각한 합병증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경막외 마취로 출산을 하는 산모는 22%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권유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24일 영국의사협회지(BMJ)에는 경막외 마취가 중증 산모 합병증(SMM)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게재됐다(10.1136/bmj-2023-077190).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산모의 나이가 많아지고 비만이 늘어나면서 심장마비와 패혈증, 자궁절제술 등 중증 산모 합병증 유병률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영국의 경우 2009년 중증 산모 합병증 비율이 0.9%에 그쳤던데 반해 2018년에는 1.7%로 두배 증가하며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영국 글래스고 의과대학 레이첼(Rachel J Kearns)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경막외 마취가 중증 산모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규모 연구에 들어간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일부 연구에서 출산시 경막외 마취를 진행하면 중증 산모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근거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07년부터 2019년까지 스코틀랜드에서 분만한 산모 56만 7216명을 대상으로 경막외 마취가 중증 산모 합병증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56만 7216명의 산모 중 경막외 마취를 통해 출산한 산모는 12만 5024명(22%)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과연 경막외 마취는 중증 산모 합병증을 줄이는데 정말로 영향을 줬을까. 결론은 놀라웠다. 획기적인 감소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막외 마취로 출산을 한 산모는 모든 중증 산모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35%나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중환자실에 입원할 위험이 54%나 감소했으며 호흡기 질환이 나타날 위험도 58%나 줄어들었다. 또한 이러한 혜택은 조산 여성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경막외 마취에 대한 교육과 함께 산모들에게 적극적으로 이를 권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이첼 교수는 "이처럼 경막외 마취가 중증 산모 합병증 등에 이점이 분명하지만 막상 이러한 혜택을 받는 산모는 22%에 불과했다"며 "경막외 마취가 철저하게 산모의 선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결국 모든 산모들에게 이같은 이점을 설명하고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산모가 이러한 옵션을 이해하고 선택하기 위해 의료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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