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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대학병원 교수 이탈 '우르르'…충북대병원 "최소 10명"

발행날짜: 2024-07-15 05:30:00

의대교수들 사직 러시 봇물 "되돌리기 어려운 수준"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쏠림'…전문의 중심병원 오히려 '독'

지방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겠다고 시작한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취지와는 반대로 지방 대학병원 공동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내년부터 3년간 국립대병원 의대교수 1000명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들은 줄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당장 내년부터 의료공백은 물론 의대생·전공의 교육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

12일 메디칼타임즈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충북대병원의 경우 최소 10명 이상 이탈할 예정이다. 지방 국립대병원 의대교수들의 본격적인 이탈 '러시'가 시작됐다.

■ 의대교수 이탈 러시, 이 정도였나?

충북대병원 익명을 요구한 교수는 "현재 사직 예정인(실제로 다른 병의원으로 이동할 계획이 있는)교수만 최소 10명"이라고 말했다. 병원 내 핵심 의료진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원내 분위기도 뒤숭숭하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대표적으로 충북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배장환 교수(심장내과)는 지난 6월부로 병원을 떠났다. 그는 충북권역심혈관센터장으로 활동하면서 권역 내에서 심장질환이 발생한 환자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에 달려왔지만 의대증원 사태 여파로 교수직을 포기했다.

충북대병원 등 지방 대학병원 교수들의 수도권 의료기관으로 이탈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배 교수의 사직 이후 심혈관센터 내 심장내과 교수 2명이 추가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난다. 결과적으로 충북대병원 심혈관센터 심장내과 의사 10명 중 핵심 의료진 3명이 사라지게 됐다.

충북대병원 교육수련부장직을 맡았던 권순길 교수(신장내과) 또한 지난 5월 사직하고 개원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도 주요 보직교수 중에서도 진지하게 사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역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된 양산부산대병원도 감염내과 교수 5명 중 2명이 그만두면서 3명만 남았으며 충남대병원에서 주목을 받았던 젊은 내과 교수도 사직 후 개원을 준비 중이다.

수도권 인근에 위치한 인천 길병원도 예외는 아니다. 신경과에선 중견급 교수가 사직의사를 밝혔으며 영상의학과에선 여러명이 사직의사를 밝혀 난감한 상황이다.

길병원 한 교수는 "7~8월 접어들면 의대교수들의 사직이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는 특정 대학병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교수들이 떠난 자리에는 채용이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제 자포자기 심정이다. 한두가지 손대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이미 너무 늦었다"고 했다.

■ 대학병원 교수 간판 왜 버렸나?

이처럼 수십년 간 의대교수직을 유지해왔던 의사들이 대학병원을 떠나는 이유는 뭘까.

대부분 교수들은 "더 이상 의대교수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의대교수를 택한 이유는 진료 이외에도 의대생·전공의 교육과 연구가 보람이기 때문인데 향후 몇년 간은 정상적인 의학교육은 요원해보이기 때문이다.

대형 대학병원 한 교수는 "지금까지는 힘들어도 버텼는데 최근 정부의 오락가락 의대정책에 버틸 이유를 상실한 분위기"라고 했다.

특히 충북대병원 교수 사직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앞서 충북의대 증원 과정에서 의대교수의 의견이 무시한 채, 기존 49명에서 200명으로 무리한 증원을 추진한 탓이 크다.

병원에 남을 경우 전공의 사직 이후 연구는 손도 못 대고 몸을 갈아 넣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데 의대생까지 수배로 늘면 답이 안 나오는 상황. 같은 의대교수를 하더라도 인프라가 갖춰진 수도권 대학병원을 택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방 대학병원 교수들은 수도권 의료기관으로 대거 이동 중이다.

■ 이탈한 교수들 '수도권'으로…지방 의료 괜찮나?

문제는 지방의 대학병원 교수들이 향하는 곳은 수도권 2, 3차병원이라는 점이다. 결국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하겠다고 추진한 정부 정책이 지방 대학병원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복지부의 '전문의 중심병원' 정책은 지방 대학병원 교수들의 수도권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수도권 대형 대학병원들이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고자 의료진을 대거 선발하는 과정에서 역량이 우수한 지방 대학병원 교수들은 '영입 1순위'이기 때문이다.

충북대병원 권순길 교수는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상당수가 수련은 수도권에서 받았지만 모교를 지키고자 내려왔던 의료진들"이라며 "과거 수련 받은 병원에서도 남아줄 것을 제안 받은 우수한 교수들이라 러브콜이 쇄도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충북대병원 한 심장내과 교수는 수도권 2,3차 병원에서 4~5건의 러브콜을 받은 상태다. 결국 지역 내 우수한 의료진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 결국 지역간 의료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방의 대학병원 한 보직자는 "결국 빅 5병원 살리기 정책이 되는 꼴"이라며 "지방 의료 붕괴가 벌써부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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