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결정할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가 예고된 가운데, 그 필요성과 전권 부여 여부를 두고 의료계 내부에서 이견이 벌어지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오는 31일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한다. 안건은 의대 정원 증원 저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대응, 간호법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관한 건이다.
정부 의대 증원 정책으로 전공의 사직 등 의·정 갈등이 6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으며, 그 대안으로 진료지원(PA) 간호사가 부각하면서 이를 담은 간호법 제정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이들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대위 설치에 대한 회원 총의를 묻겠다는 것.
이에 의료계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현시점에서 비대위를 구성하는 것은 자칫 의료계 내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다. 집행부 권한을 위임받아야 하는 비대위 특성상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것. 또 비대위에 전공의·의대생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고, 현재로선 이들의 참여를 담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하루가 아까운 시급한 상황에 비대위 구성에 시간을 낭비하는 게 아닐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이전 비대위가 성과를 낸 것은, 당시 집행부가 공백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집행부 전권을 그대로 위임받았기 때문인데 현 상황에서 구성된 비대위가 그만큼의 권한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집행부와 비대위가 협력하지 못하고 권한을 두고 자존심 싸움을 벌였던 전례가 있다. 이번에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잡음이 외부에 내분으로 비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비대위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공연히 집행부만 흔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비대위는 의대 증원에 집중하고 집행부는 필수의료 패키지, 간호법에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의대 증원 대응엔 전공의·의대생의 역할이 크고 필수의료 패키지, 간호법은 기성 의사들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이를 구분해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것.
현재 의협은 전공의·의대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그 대신 이들을 비대위에 참여토록 해 분위기를 환기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한 의사단체 임원은 "의대 증원은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문제고 지금에 와선 의협이 이에 의견을 내는 것 자체에도 부정적인 상황이다"라며 "그렇다면 비대위를 전공의·의대생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고 의대 증원 대응에 주력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필수의료 패키지나 간호법은 의협이 더 직접적인 당사자다. 대의원회 수임 사항 역시 의대 증원은 전공의·의대생 의사를 중시하고 나머지는 집행부 주도하에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라며 "비대위와 집행부가 각각의 권한을 나눠 가지고 협력하며 현안에 대응하는 방향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반면 비대위에 전권을 부여하라는 여론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금까지의 집행부 행보를 보면 이들 현안에 제대로 대응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집행부는 이에 책임지고 물러나는 모습으로 신뢰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
또 현 상황에선 비대위의 전파력·조직력·실행력이 중요한 만큼, 이를 담보하기 위해 집행부에 주어진 조직·예산 등 모든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비대위와 집행부가 투트랙으로 가는 것은 대표성 측면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시도의사회 회장은 "투트랙은 말이 안 되는 일이다. 현안이 많아 개별 대응이 필요하다고 해도 집행부가 비대위에 참여해 일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상황이 이렇게까지 치 닫았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전권을 부여해야 하고 집행부를 대신해 국회 대통령실과 실질적인 소통이 가능한 인사가 일을 맡아야 한다"며 "집행부 역시 책임지는 모습으로 회원들에게 진정성을 보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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