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의사들이 진료·수술하는 것을 지적하는 국회 자료가 나오면서 의료계가 반발하고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의사들이 앓는 정신질환에 대한 치료를 위축시켜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난 29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실이 발표한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의료인 현황 자료'를 겨냥한 성명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2023년까지 연평균 6228명의 의사가 정신질환 진단을 받았으며, 이들이 실시한 진료·수술 건수는 연평균 2799만 건에 달한다. 현행 의료법상 정신질환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도록 규정돼 있으나, 자격 검증을 위한 구체적인 법적 절차가 마련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상태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는 이 자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한 상병코드만 바탕으로 했을 뿐 의료법상 의료인의 결격사유인 정신질환자를 조사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의료인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자는 망상이나 환각·사고나 기분장애로 인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는데 중대한 제약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자료는 전문가 의견 없이, 진료 시 청구한 상병코드 조사 결과만으로 의료법상 의료인의 결격사유인 '정신질환자'와 동일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평가는 ▲경증·중증 여부 ▲현실 검증력 유무의 차이 ▲자·타해 위험성 ▲인지기능 등 세분화된 체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김동욱 회장은 "기능 저하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질병을 이유로 직업과 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며 "현실 판단 어려움, 자·타해 위험이나 인지기능 장애는 단순히 진단명 자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해당 직업을 수행하는 기능상 문제를 해당 시점에서 평가한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정신질환으로 치료 받은 경력을 문제 삼은 것도 부당하다"고 비판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로 인한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의료인의 정신건강을 꼬투리 잡아 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다고 비판도 내놨다. 이는 의사들이 문제가 많다는 식의 악의적 프레임을 씌워, 현 의료대란에 타협하지 않는 정부의 불통을 합리화해보려는 저의가 의심된다는 것. 이런 프레임이 의료인들의 정신질환 치료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 "엄밀한 공적 검증을 거쳐 판정돼야 할 법적 정신질환자와, 임상에서 유연히 적용되고 당사자 동의 없이 유출돼선 안 될 상병코드 적용 사례를 혼동한 국회의원의 무지하고 반인권적인 발표를 개탄한다"며 "악의적 의도가 없었다고 해도 정신질환자와 임상적 상병코드가 전혀 다른 개념임을 몰랐다면 무지하고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신질환은 조기 발견·치료가 중요하며 치료하는 사람이 건강해야 환자 건강과 안전도 지킬 수 있다. 일부 자격 기준을 세우려면 반드시 전문가의 세부적 의견을 듣는 과정도 필요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정신건강혁신정책을 펼치는 상황에서 막상 의료인들은 위축돼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감추게 되는 결과가 오지 않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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