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한독의약박물관에서 고미술품을 구입하면서 재단이사인 윤용이교수님과 하루를 함께했다.
서울에서 박물관이 있는 음성까지 모시고 내려가고
고미술품을 감정하면서 단둘이 '도자기 최고 고수'와 함께 있는 호사를 누렸다.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차안에서 윤교수님에게 물었다.
"..고미술품이 우리가 보기엔 다 거기서 거긴데 어떻게 그런 구분하실 수 있으신가요?"
" 아! 그건 오랜 공부 끝에 나온 거죠,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그 정도 감정을 할 수 있어요.
'세상도처유상수世上到處有上手'입니다. 무림의 고수는 많습니다" 하셨다.
'도처到處'라는 말에는 '곳곳'도 있지만 '이르는 곳'이란 뜻도 있다
어떤 분야에 이르면 그곳에는 이미 전문가, 고수, 상수라고 불리우는 분들이 있다는 말이다.
이말을 들으면서 과거 어떤 직원 면담이 언듯 떠올랐다.
그는 20년을 넘게 글로벌 굴지의 외국계회사와 국내회사를 넘나들면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망 관리)경력을 쌓은 전문가였다.
그래서 그를 선발했다.
직무지식면에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내가 그방면에 무식하니 더 전문가 같이 보였다.
사람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그가 '일설'을 하고 있는 광경을 자주보곤했다.
시간이 지나자 그가 전문가는 맞는데 '장황'하다는 점이 보였다.
부족한 점이 보여 '어떻게 그런 상황이 벌어졌냐?'라고 물으면
어젠 끝날지 모를 정도로 길게 길게 대답을 이어갔다.
스스로 '잘 듣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다짐을 한 사람이므로 참고 들었다.
그래도 한도는 있었다.
듣다 듣다 못해 "그래 원인이 뭐고 결론이 뭔가?"라고 말을 잘라야 했다.
시간이 지나자 부족한 점이 이곳 저곳에서 나타났다.
그때마다 장황하게 이유를 늘어 놓았다.
업무 때문에 부딪치는 부서장들의 이야기도 같은 내용이었다.
듣다가 지치고 무슨 얘기를 하는 지 모르겠고 결론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 장황한 이유들이 '핑계'로 들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너무나 중요한 부서이고
이분의 경험치가 어느정도 작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황한 설명'에 그치지 않았다.
지적받는 것들이 거듭되는데 '고침'과 '개선'이 없었고 '반복'만 있었다.
어떻게 이분을 계발시키나?하고 고민을 하였다.
마침 성과 중간면담이 있었다.
" SCM관련업무를 하시는 분 중에 이 분처럼 나도 해야겠다는 모델이 있나요?"란 질문을 하였다.
그는 평소처럼 '장황'하지 않았고 단호하게 대답했다.
" 다른 업계는 제가 모르고요 제약업계에서는 제가 최고입니다."
"그래도 엄청나게 SCM규모가 큰 다른 산업의 전문가들도 많을 텐데...그래도 롤모델은 없나요?"
"없습니다"란 대답이 돌아왔다.
'장황'에 맞추어 1시간 잡아 놓았던 면담시간이 30분도 못되어 끝났다.
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없었다.
"아하 이 분은 이 버릇을 고치지 못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발을 포기했다.
그분은 그 후 부족한 면이 많아졌고 그때마다 장황한 핑계가 많아졌다.
그즈음그분은 회사를 떠났다.
두분의 만남으로 깨닫는다.
진정한 고수만이 시장에 고수들이 득실거리다는 것을 안다는 점과
진정한 고수만이 고침과 개선이 있고 실수는 단 한번으로 족하다는 점이다.
이쯤에서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분야에 닮고 싶은 고수(모델,상수)가 있는가?"
있으면, 나와 그와의 차이gap이 저절로 보이고 그 갭을 채우기 위한 에너지가 생긴다.
이분도 '진정한 고수'다.
없으면, 명확하게 얘기할 수 있다. 그분은 '진정한 중수'나 '진정한 하수'다.
일부러 하수나 중수가 되고 싶은 사람은 없다.
다 고수가 되고 싶다.
주위에서, 온오프라인에서 '고수'를 찾는 것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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