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하나의 검사로 다른 질환까지 찾아내는 이른바 '기회 검진'의 효용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암을 판별하기 위해 찍은 CT 영상만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은 물론 골다공증 발병 가능성까지 찾아낼 수 있는 방법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시각으로 4일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중인 북미영상의학회(RSNA)에서는 인공지능을 통해 컴퓨터 단층 촬영(CT)을 추가 분석하는 인공지능의 효용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현재 CT는 종양은 물론 국소적 출혈이나 감염, 기타 염증 등을 확인하기 위해 다방면의 검사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방사선 피폭 등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이러한 CT 결과는 일회성 검사에 불과했다.
의학계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들을 찾아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 그대로 기왕 CT를 찍었다면 이를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없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제시된 것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이번에 발표된 뉴욕 그로스만 의과대학 미리엄 브레델라(Miriam Bredella)의 연구도 이러한 방편의 일환이다.
이 연구는 종양 등의 확인을 위해 찍은 CT를 기반으로 원래 목적 외에 다른 질병을 진단하는 '기회 검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미리엄 브레델라 교수는 복부 CT 결과를 주목했다.
복부 CT 결과에는 주요 동맥인 대동맥이 포착된다는 점에서 기회 검진의 일환으로 이를 분석해 다른 질환을 발견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 CT 검사 3662건을 수집해 인공지능을 통해 대동맥의 석회화 양을 측정했다.
또한 일상적인 CT 촬영 결과에서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석회화 수준에 표준 점수를 부여한 뒤 심혈관 질환 위험을 예측하는 모델을 대입했다.
그 결과 이러한 석회화 점수가 평균 이상인 경우 3년 뒤 심각한 심장마비나 뇌경색이 일어날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무려 2.2배나 더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
또한 과거에 다른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던 29%의 참여자에게서 칼슘 축적의 조기 징후가 나타났다. 나중에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 위험군까지 찾아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이 인공지능은 같은 CT 이미지를 기반으로 골다공증 위험도 예측했다.
마찬가지로 CT 영상에 칼슘 축적과 예측되는 골밀도 데이터를 대입한 결과 5년내에 골다공증 위험이 있는 환자를 정확히 찾아내는데 성공한 것.
미리엄 브레델라 교수는 "당초 종양 등의 발견을 위해 실시한 CT 결과 하나만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은 물론 골다공증 위험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회 검진을 활용한 조기 진단의 매우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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