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돌아와라."

의료계 내부에서 휴학 중인 의대생의 복귀 권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각 의대 학장을 중심으로 복귀 대책을 강구하면서 의대생들이 이를 수용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종태 이사장은 "이사회와 전국 의과대학 학장들과 논의한 결과 교육부 측이 3058명 정원 동결 방침을 발표한 만큼 의대생도 복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연세의대를 비롯한 상당수 의과대학이 미등록 휴학 신청자 제적 방침을 안내하는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종태 이사장에 따르면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학칙에 미등록 상태에서 휴학 신청할 경우 제적조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의정사태가 아니더라도 미등록 상태에서 휴학 신청은 제적 수순을 밟는다.

실제로 연세의대 등 다수의 의과대학이 이달 말경까지 미등록 상태에서 휴학 신청을 할 경우 제적 처리한다는 서신을 전달했다. 의대학장들이 학생들에게 보내는 최후통첩인 셈이다.

이처럼 각 의과대학 학장들의 입장에 변화가 생긴 것은 지난 7일 교육부의 2026년 3058명 정원 동결 방침 발표 이후다. 교육부가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정원 동결을 약속한 만큼 각 의과대학 학장들도 "이제는 돌아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앞서 의료계가 요구한 2025학년도 정원 동결 즉, 2024년 의대 정원 규모로 유지하겠다는 교육부의 답변까지 이끌어낸 만큼 이제는 복귀하는 것이 맞다는 게 다수의 의대교수들의 생각이다.

또한 의대학장들이 팔을 걷어 부친 이유는 이번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내년에 2024학번, 2025학번, 2026학번까지 3개 학년이 동시에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의학계 한 원로교수는 "각 의과대학 학장은 물론 교수들 사이에서 이제는 의대교육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높다"면서 "이번 시점을 놓치면 한국의료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다"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도의사회 임원은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도 의대생 복귀 여론이 꽤 있다"면서 "협회 공식 입장과 다른 목소리도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의사협회는 정부가 각을 세우고 있지만 내부 시도의사회 임원 중에는 의대생 복귀와 관련 다른 의견이 있다는 얘기다. 그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이전과 달리 "할 만큼 했다. 그만 돌아와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고 귀띔했다.

KAMC 이종태 이사장은 "의대생이 요구했던 26년도 정원 동결 방침이 나왔고, 27년도 의대정원은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에서 향후 논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제는 복귀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상태라면 내년 3개 학년이 합쳐지는 것도 문제"라며 "무엇보다 다수의 의대생들이 복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대한전공의협의회와 공조하면서 2026년 의대정원 0명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대생들이 얼마나 복귀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