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O 2025=독일 베를린]현재 유방암 치료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CDK4/6 억제제가 듣지 않는 환자를 위한 후속 전략 논의가 가속화되고 있다.
또한 마찬가지 이유로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과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연 어느 약물이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CDK4/6 억제제 후속 전략 논의 활발…기레데스트란트 등 주목
현지시각으로 18일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중인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에서는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일단 이 자리에서는 현재 HER2(사람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 2) 음성 유방암의 핵심 약물인 CDK4/6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위한 치료 전략이 논의됐다.
로슈의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 기레데스트란트(giredestrant)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인 evERA BC와 셀큐리티의 게다톨로십(Gedatolisib)과 PI3K/AKT/mTOR(PAM) 억제제 병용 요법에 대한 1상 임상 VIKTORIA-1이 바로 그것이다.
일단 evERA BC 임상은 CDK4/6 억제제와 내분비요법을 병용했으나 유방암이 계속해서 진행된 3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기레데스트란트와 에베롤리무스 병용 요법을 평가했다.
그 결과 ESR1 변이 환자 중 기레데스트란트와 에베롤리무스를 투약받은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 평균은 9.99개월로 표준 내분비 요법과 에베롤리무스로 치료받은 환자 5.45개월에 비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또한 12개월차 분석에서 기레데스트란트 병용군은 표준 내분비요법 병용군과 비교해 질병의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이 무려 62%나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HR=0.38).
전체 환자군(ITT)으로 넓혀도 이같은 경향은 유지됐다.
기레데스트란트와 에베롤리무스를 먹은 환자는 무진행생존기간이 8.77개월로 표준 내분비요법군 5.49개월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객관적 반응률(ORR)을 봐도 ESR1 변이 환자 중 기레데스트란트를 투약한 환자는 26.6%, 대조군 13.8%를 상회했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보스톤의과대학 에리카 메이어(Erica Mayer) 교수는 "기레데스트란트와 에베롤리무스 병용군은 주요 하위군 전반에서 일관된 이점을 보여줬다"며 "특히 ESR1 변이 여부와 무관하게 이점이 나타난 것은 주목할만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ESMO에서는 CDK4/6 억제제가 듣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셀큐리티의 게다톨로십 3제 요법의 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VIKTORIA-1 임상도 함께 공개됐다.
게다톨로십 3제 요법은 게다톨로십과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 팔보시클립(palbociclib)에 대한 병용 요법.
이번 연구는 이 3제 요법과 게다톨로십과 플베스트란트 2제 요법 및 풀베스트란트 단독 요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게다톨로십 3제 요법의 무진행생존기간은 9.3개월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요법의 2.0개월에 비해 월등하게 길었다.
또한 게다톨로십 2제 요법 또한 무진행생존기간이 7.4개월로 마찬가지로 풀베스트란트 단독 요법 2.0개월에 비해 크게 높았다.
전체 생존율을 봐도 게다톨로십 3제 병용은 불베스트란트 단독 요법에 비해 31%나 개선됐으며 2제 요법 또한 26%가 개선되는 효과를 발휘했다.
객관적 반응율 또한 3제 요법은 32%, 2제 요법은 28.3%로 풀베스트란트 1%에 비해 압도적으로 좋았다.
미국 시애틀 의과대학 사라 A. 허비츠(Sara A. Hurvitz)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게다톨로십 3제 요법이 CDK4/6 억제제가 듣지 않는 환자에게 매우 유망한 조합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새로운 표준 치료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ADC 신약 후보들 집중 조명…Sac-TMT 등 관심 집중
이번 ESMO에서는 전이성 유방암에 대한 ADC 신약 후보에 대한 임상 결과도 함께 공개돼 이목을 끌었다.
켈룬 바이오테크(Kelun-Biotech)가 머크(Merck)와 공동 개발한 ADC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Sacituzumab tirumotecan, Sac-TMT)에 대한 3상 임상이 대표적인 경우다.
OptiTROP-Breast02로 명명된 이 임상은 HR양성,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mBC) 환자 39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 시험이다.
Sac-TMT를 투약한 환자와 선택적 화학 요법(ICC)를 받은 환자를 직접 비교하는 것이 임상의 개요.
연구 결과 Sac-TMT를 투약한 환자의 무진행생존기간은 8.3개월로 ICC 환자군 4.1개월에 비해 좋은 성적을 보였다.
6개월 무진행생존율을 비교해도 Sac-TMT 환자군은 61.4%에 달한데 반해 ICC 환자군은 25.7%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또한 객관적 반응률 또한 Sac-TMT군은 41.5%를 기록한 반면 ICC 환자군은 24.1%에 그쳤다.
아직까지 전체생존율에 대한 분석은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분석에 따르면 Sac-TMT 환자군이 ICC 환자군에 비해 67%나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었다.
연구를 진행한 중국 대련 의과대학 만리(Man Li) 교수는 "Sac-TMT는 ICC와 비교해 무진행 생존기간면에서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개선을 보였다"며 "특히 설정한 모든 목표에서 일관되게 이점을 보인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ESMO에서는 이전에 HER2 치료를 받았지만 효과를 보이지 않은 환자와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트라스투주맙 보티도틴(Trastuzumab botidotin, A166)의 효과를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 T-DM1), 즉 캐싸일라과 비교하는 임상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총 365명의 환자가 무작위로 배정된 가운데 트라스투주맙 보티도틴 투약군은 무진행생존기간이 11.1개월을 기록해 T-DM1의 4.4개월에 비해 큰 효과를 보였다.
또한 이러한 무진행생존기간의 이점은 과거 다른 약물의 투약과 무관하게 일관된 경향을 보였다.
객관적 반응률 또한 우수했다. 트라스투주맙 보티도틴 투약군의 객관적 반응률은 76.9%로 T-DM1dml 53%를 크게 상회했다.
전체 생존율 데이터는 아직까지 분석이 끝나지 않았지만 트라스투주맙 보티도틴군이 T-DM1군에 비해 38% 이상의 개선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상해 의과대학 후시춘(Xichun Hu) 교수는 "트라스투주맙 보티도틴은 T-DM1에 비해 무진행생존기간과 생존율에 있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여줬다"며 "HER2 양성 혹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잠재적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임상에 대해 동료 의학자들은 다소 날 선 비판을 내놨다. 트라스투주맙 등 약물 자체가 허가되지 않은 국가에서 진행된 임상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토론자로 나선 스페인 바르셀로나 의과대학 하비에르 C. 코르테스(Javier C. Cortés) 교수는 "우리가 이번 연구들을 통해 봐야할 것은 일부 국가에서 여전히 트라스투주맙과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에 대한 허가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 약물이 허가되지 않은 국가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다른 나라에서 승인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이번 임상시험 결과만 봐도 HER2를 겨냥한 ADC 약물은 매우 뛰어난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당연히 중국에서 허가가 나야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진정한 혁신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있는 근거에서 나오는 만큼 다른 국가의 임상에서 이 약물들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 사업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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