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에 대한 품목관세를 공식화한 가운데, 의약품에 대한 관세 조치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16일 "반도체 관세율이 당초 거론됐던 수준보다 낮게 결정되면서, 의약품 역시 고율 관세 가능성은 다소 낮아졌지만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 의약품의 적용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월 14일 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반도체에 200~3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수차례 언급해 왔으나, 최종적으로는 일부 품목에 한해 25% 관세를 적용하는 데 그쳤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반도체 관세가 D램, HBM, GPU, 컴퓨터 서버 등 일부 제품에만 적용되고, 미국 내 데이터센터 운영이나 수리·교체, 연구개발(R&D)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에는 면제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대미 반도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의약품에 대한 232조 관세 조치도 사실상 조사 단계는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 미국 제약 전문지 Endpoints News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의약품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올해 트럼프 행정부가 다국적 제약사들과 체결한 새로운 합의문서(Letter of Agreement) 템플릿에는 지난해까지 사용되던 '232조 조사를 진행 중(is conducting)'이라는 문구가 '조사를 수행했다(has conducted)'로 변경됐다.
이를 근거로, 지난해 4월 1일부터 시작된 의약품 232조 조사가 법적 최대 조사 기간인 9개월(270일)을 채우고 지난해 12월 종료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이후 브랜드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해 왔지만, 주요 제약사들과의 약가 인하 및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협상을 우선하면서 아직까지 의약품 관세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1월 중순 기준으로 16개 주요 제약사와 약가 인하 및 미국 내 투자 확대를 약속받는 대신, 향후 3년간 관세를 면제하는 내용의 합의문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약품 관세와 관련해 주목할 부분은 제네릭에 대한 처리다. 1월 15일 미국과 대만 간 체결된 무역협정에서는 제네릭 의약품과 해당 성분에 대해 무관세가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정에는 항공기 부품과 미국 내에서 이용이 불가능한 천연자원 역시 상호 관세 0% 품목으로 포함됐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대만 사례는 시사점을 던진다. 향후 대만 반도체에 적용되는 232조 관세는 미국 내 투자를 진행하는 대만 반도체 생산업체에 보상 방식으로 환급되는 구조가 마련됐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의약품 수입이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가 종료되면, 대통령은 해당 결과를 토대로 관세 부과 또는 수입 제한과 같은 공식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반도체 품목관세율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의약품 역시 100% 고율 관세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제네릭 의약품은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바이오시밀러와 미국 소재 기업 또는 3년간 관세 면제를 받은 제약사가 요청한 위탁생산 의약품에 대한 적용 여부는 실제 의약품 품목관세 발표 이후에야 구체적인 해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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