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이명 치료가 과학적 근거보다 상업적 홍보에 좌우되는 가운데 대한이과학회가 최초의 공식 이명 진료·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 다음 달 공개한다.
그간 병원별 치료 방식이 제각각이었고,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과 제품이 난립하면서 환자 피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국내에는 '표준화된 진료지침'이 마련되는 것.
4일 대한이과학회는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제72차 학술대회를 열고 국내판 이명 치료 가이드라인의 공개를 예고했다.
이명은 외부 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리는 증상을 의미한다. 단순한 불편감을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도 적지 않다.
대한이과학회 이명연구회 문인석 회장(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은 "이명은 실제로 밖에서 소리가 들리지 않는데도 머릿속이나 귓속에서 소리가 들려 굉장히 괴로운 질환"이라며 "전 인구의 1% 이상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질환 특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명확한 진단·치료 기준이 없어 의료 현장의 대응이 일관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문 회장은 "효과도 없는 약들이 굉장히 효과 있는 것처럼 광고돼 무분별하게 판매되는 사례가 있다"며 "정말 제대로 된 치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이명 치료는 병원마다 접근법이 상이한 '각자도생' 구조에 가깝다. 일부는 약물 치료에 집중하는 반면, 일부는 보조요법이나 비의료적 치료까지 혼재돼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선택 기준이 모호한 상황이다. 이 같은 혼란은 불필요한 검사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해외 주요국은 이미 이명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미국, 영국, 독일, 일본 등은 국가 또는 권역 단위로 진단 기준과 치료 전략을 정립해 임상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내는 표준화 작업이 지연되면서 글로벌 흐름과 일정 부분 괴리가 있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한이과학회는 국내 실정에 맞는 이명 진료지침 필요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학회 산하 이명연구회는 2024년 델파이 기법을 활용해 이명의 정의와 분류, 평가 체계, 치료 효과 판정 기준, 치료 전략 등에 대한 전문가 합의를 도출하고 이를 SCI급 학술지에 발표했다. 이어 2025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진료지침 개발을 이어왔다.

문 회장은 "각 병원마다 다르게 치료하고 있는 부분을 다기관 연구를 통해 근거 있는 결과로 정리하려고 한다"며 "불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줄이고 보다 효율적인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가이드라인이 마련되면 국제학회에서도 우리 치료 방식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근거 기반 치료 확립과 함께 환자 부담 완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고 표준화된 치료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사회적·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학회는 이명 치료의 한 축으로 인지행동치료 도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이과학회 이호윤 교육이사(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는 "이명 가이드라인은 이번이 국내 최초로, 해외에서는 이미 미국·영국·독일·일본 등에서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며 "그간 국내는 글로벌 트렌드와 다소 떨어져 있는 측면이 있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국민들에게 정말 효과가 있고 반드시 필요한 치료를 중심으로 과학적 근거를 반영해 지침을 만들었다"며 "국내 최초로 마련되는 이번 이명 진료지침은 혼란스러웠던 치료 환경을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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