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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변 확대되는 우울증 시장…약제 넘어 의료기기 분야 부각

발행날짜: 2026-04-22 05:30:00

자기발작치료부터 디지털 치료제·가정용 뇌자극까지 상용화
효과 중심에서 사용자 편의성·안전성까지 고려…"옵션 확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약제 중심으로 유지되던 우울증 치료의 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치료의 기준이 '얼마나 강력한가'에서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개입할 수 있는가'로 바뀌면서, 의료기기 기반 치료가 전면에 부상하는 흐름이다.

병원 내에서 단기간 강한 자극을 가하는 고강도 치료에서, 환자가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저강도·지속형 치료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는 것. 자기발작치료(MST), 디지털 치료제, 가정용 비침습 뇌자극 기기도 상용화되면서 치료 지평이 확대되고 있다.

캐나다 테머티 뇌 개입 센터 다니엘 블럼버거 교수 등이 진행한 우울증에서 자기발작치료 대 전기경련치료의 비열등성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란셋 5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DOI: 10.1016/S2215-0366(26)00060-X).

심한 우울증 환자에게 오랫동안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온 전기경련치료(ECT)는 뛰어난 효과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기억 손상이라는 부작용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딜레마가 있었다.

캐나다와 미국의 3개 학술의료기관이 공동으로 수행한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비열등성 임상시험 'CREST-MST'는 자기발작치료(Magnetic Seizure Therapy, MST)와 기존 우측단극 초단파 전기경련치료(RUL-UB ECT)를 직접 비교했다.

2018년 6월부터 2024년 3월까지 18세 이상 주요우울장애(MDD) 환자 239명을 무작위 배정해, 관해 달성·자전적 기억 악화를 공동 1차 결과변수로 설정했다.

분석 결과 관해율에서 전기경련치료는 27.8%, 자기발작치료는 22.5%를 기록해 두 군의 차이는 5.3%포인트였다. 비열등성 검정 결과 자기발작치료는 사전 설정한 비열등성 마진(15%포인트 절대 차이) 이내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즉, MST는 기존 ECT에 뒤지지 않는 치료 효과를 보인 것.

인지 안전성에서는 명확한 차이가 나타났다. 자전적 기억 자동화 검사(AMT)에서 기억 악화를 보인 비율이 전기경련치료 군에서는 17.3%였던 반면, 자기발작치료는 군에서는 2.7%에 그쳤다(p=0.0003).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자 수도 12명 대 3명으로 자기발작치료가 월등히 적었다.

연구진은 "자기발작치료는 주요우울장애에서 관해 달성에 있어 전기경련치료에 비열등한 효능을 보이면서, 더 우호적인 인지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였다"고 결론지었다. 특히 기존 ECT를 거부하는 환자들에게 MST를 1차 경련치료로 고려할 만하다는 것이다.

CREST-MST 임상시험은 우울증 치료의 무게중심이 '얼마나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고, 접근하기 쉬운가'로 이동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 셈. 비슷한 맥락에서 한국과 미국에서 각각 주목할 만한 소식이 잇따랐다.

국내에서는 19일 히포티앤씨가 개발한 우울장애 치료 소프트웨어 '블루케어(BlueKare)'가 보건복지부의 신의료기술 평가유예 대상(고시 제2026-82호)으로 지정되며 의료현장에서 처방·활용이 가능한 제도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블루케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3등급 품목허가와 혁신의료기기 인증을 모두 획득한 국내 유일의 우울증 치료 디지털 치료제로, 인지행동치료(CBT) 기반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의료기기(mSaMD)다. 인지·정서 훈련, 기록 기반 자기인식, AI 개인 맞춤형 피드백 기능을 결합해 약물에 의존하지 않는 비약물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3개 대학병원 확증 임상에서는 8주 사용으로 우울증 자가보고 척도(BDI) 점수가 평균 13.34점 감소(p<0.0003)했으며, 불안·스트레스·삶의 만족도·자존감 등 전반적인 정신건강 지표에서도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현재 주요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처방 도입이 진행 중이며, 향후 미국 FDA 510(k) 인허가와 글로벌 임상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다.

미국도 우울증의 치료 저변을 확대하는 보건당국의 결정이 내려졌다. 2025년 말 미국 FDA는 중등도~중증의 비치료저항성 주요우울장애에 대한 단독 또는 보조 치료로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경두개직류자극(tDCS) 장치에 시판 전 승인(PMA)을 부여했다.

PMA는 FDA의 의료기기 심사 중 가장 엄격한 절차로, 이 승인을 통해 tDCS는 더 이상 병원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쓰이는 실험적 개입이 아니라 사적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공식 치료법이 됐다.

이미 국제 치료 지침에서 tDCS는 우울증 치료에 '확실히 효과적(level A)'으로 분류된 바 있어, 이번 승인은 근거와 접근성이 동시에 갖춰지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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