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글로벌 신장암(신세포암)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꾸려던 MSD의 '다중 타깃'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
야심 차게 진행해 온 3제 병용요법이 기존 표준 요법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MSD와 에자이는 전이성 투명세포 신세포암(RCC) 환자의 1차 치료를 위해 진행한 임상 3상 'LITESPARK-012' 연구의 주요 결과를 함께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총 1688명의 대규모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기존 표준 요법인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렌비마(렌바티닙)' 조합에 저산소증유도인자-2 알파(HIF-2α) 억제제 '웰리렉(벨주티판)'를 추가한 3제 요법, 그리고 차세대 CTLA-4 억제제 콰본리맙(Quavonlimab) 복합제 병용요법의 효능을 각각 비교했다.
하지만 사전에 계획된 중간 분석(Interim Analysis) 결과, 두 시험군 모두 대조군인 '키트루다-렌비마' 요법 대비 무진행 생존기간(PFS)과 전체 생존기간(OS)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우월성)을 입증하는 데 실패했다.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한 MSD와 에자이 측은 이번 결과가 웰리렉의 잠재력 부족보다는, 대조군으로 설정된 기존 표준 요법의 효능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양사는 이번 LITESPARK-012 결과가 현재 진행 중인 LITESPARK 임상 프로그램의 다른 연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이전에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특정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를 대상으로 웰리렉와 렌비마 병용요법을 평가한 임상 3상 시험 LITESPARK-011을 근거로 제출된 추가 신약허가신청(sNDA) 2건을 심사 중이며, 오는 10월 4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SD 연구소 부사장인 캐서린 피에탄자(Catherine Pietanza) 박사는 "기존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세운 높은 치료 표준을 더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던 시도"라며 "비록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으나, 이번 임상을 통해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는 향후 차세대 치료법을 형성하고 신세포암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자이의 임상개발 책임자인 코리나 더커스(Corina Dutcus) 박사 또한 "LITESPARK-012 임상시험이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해 아쉽지만, 이번 결과는 진행성 신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에서 키트루다와 렌비마 병용요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웰리렉이 신세포암 영역에서 임상연구로 치료 영역을 확장 중이지만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희귀질환 분야에서만 허가돼 있는 탓에 활용은 제한적이다.
현재 국내에서 웰리렉은 '폰히펠-린다우(von Hippel-Lindau, VHL) 성인 환자에서 즉각적인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신세포암, 중추 신경계 혈관 모세포종, 췌장 신경 내분비 종양의 치료'에서만 적응증이 허가돼 있다.
이마저도 지난해 급여에 도전했지만 첫 문턱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에서는 1차 치료제로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표준 요법과 경쟁 중인 반면, 국내에서는 허가된 적응증조차 급여권 진입에 난항을 겪고 있어 환자들의 접근성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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