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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배우러 오는데 위암 수술할 의사는 없다"

발행날짜: 2026-09-17 13:47:45 업데이트: 2026-09-17 18:24:59

대한위암학회 기자간담회, 학회가 꺼낸 '수가·인력 위기'
위장관외과 지원 연 5명 안팎 "계속되면 세계적 치료 기반 흔들려"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 국내 위암 치료는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 받지만, 정작 이를 이어갈 후속 인력 부족에 직면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였다.

대한위암학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열린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6' 기자간담회에서 위암 치료 인력 기반의 위기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학회는 위암 수술과 내시경, 병리 등 치료 전반의 수가가 실제 난도와 투입 자원에 비해 낮게 책정돼 있고, 이것이 젊은 의사들의 위암 분야 기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은 17일 오전 더그랜드롯데 서울에 열린 KINCA 2026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위암 치료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혁준 대한위암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위암센터장)은 "지난 30년 동안 세계적으로 위암 치료를 리드하고 주목받는 학회가 됐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위암 수술을 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현재 위암 수술을 담당하는 위장관외과 분야 지원자는 전국적으로 연간 5명 안팎이다. 세부전문의 과정은 한 해 지원자가 2~3명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도 있다.

이 이사장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낮은 수술 수가를 지목했다.

그는 "위암 분야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수술 수가가 너무 낮다는 것"이라며 "수술뿐 아니라 내시경 수가와 항암치료, 병리검사 등 위암 치료와 관련된 여러 영역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위암 치료가 주로 대학병원에서 이뤄진다는 점도 문제를 장기간 드러내지 못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았다.

대학병원 의료진의 경우 개별 진료과의 수가 인상을 요구하기 어렵다. 병원 역시 특정 수술이나 치료에서 수익성이 낮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보완하고 있어 저수가 문제가 장기간 누적됐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위암은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치료하기 때문에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들이 수가를 올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며 "병원에서도 위암 수가가 낮더라도 다른 분야에서 커버하면 된다는 식으로 지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의료 지원 확대 과정에서 위암 분야가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다는 문제의식도 제기됐다.

최근 정부가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인력 부족이 심각한 필수의료 분야의 수가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고난도 암 수술을 담당하는 위암 분야에서 보상체계 개선은 충분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이사장은 이를 두고 "비유하자면 차상위계층의 극빈층 같은 상황"이라며 "외과 분야에서 여러 수가 개선이 이뤄졌지만 위암 분야는 상대적으로 빠져 있다"고 말했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 격차도 크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단순 비교하면 일본의 위암 수술 수가는 한국의 약 3배, 미국은 약 5배 수준"이라며 "국내에서도 신장이나 간이식 같은 수술은 위암 수술보다 훨씬 높은 보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대장암 수술과 비교해서도 위암 수술의 난도와 투입 자원 대비 보상이 낮다는 주장이다.

다만 학회가 이날 강조한 문제는 단순한 수입이나 처우 개선이 아니다. 젊은 의사들이 위암 수술 분야를 선택하지 않으면서 벌어질 결과다. 지난 수십 년간 쌓아온 국내 위암 치료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인 것이다.

실제 올해 KINGCA WEEK에는 해외 의료진이 국내 주요 병원을 방문해 위암 수술과 내시경 치료를 배우는 마스터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15개국 41명이 지원했다. 미국과 영국, 일본, 싱가포르 등 의료 수준이 높은 국가의 젊은 의사들이 참여할 만큼 국내 치료 역량은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위암 치료를 이어가려는 젊은 의료진이 줄고 있는 셈이다.

이 이사장은 "위암 수술은 재미있고 세계를 리드할 수 있으며 논문을 내고 환자에게 직접 좋은 결과를 줄 수 있는 분야"라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학의 지원이 적은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학회는 현재 보건복지부와 치료 수가 현실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위암 치료 분야의 저평가된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위암 수술뿐 아니라 내시경과 항암치료, 병리 등 치료 전반의 수가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리는 데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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