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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도 판단 구급대원이?...의협 응급의료법 개정안 반대

발행날짜: 2026-09-21 18:30:01

대한의사협회 21일 성명 내고 개정안 문제점 지적
병원수용 능력 확인 절차 삭제 중증판단 주체도 문제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응급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나섰다.

의협은 9월 21일 입장문을 통해 지난 17일 복지위를 통과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해 "병원수용 능력 확인, 중증도 판단 주체, 수용강제 범위와 면체보호 범위 불균형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의협이 가장 먼저 지적한 문제는 이송 전 병원 수용 능력 확인 절차가 법률에서 삭제됐다는 점이다.

의협은 확인 절차는 없앤 반면 병원 측에 전용회선과 담당 인력 유지 의무는 그대로 남겨둔 것을 두고 "거는 쪽의 의무는 없애고 받는 쪽의 의무만 남긴 것으로 법률 안에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한응급의학회가 해당 조항의 존치를 요구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확인 절차 복원을 요구했다.

현장 구급대원에게 환자 중증도 판단을 맡긴 부분도 문제로 지적됐다.

의협은 의사에게도 쉽지 않은 경중증 판별을 구급대원이 맡게 되면서, 의식이 있어 경증으로 보였던 환자가 뇌출혈로 확인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고 설명했다. 판단은 구급대원이 내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환자를 받은 응급실이 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대체할 실시간 정보체계 역시 현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며, 일부 지역 시범사업 결과만으로 전국 확대를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수용 강제 범위와 면책 보호 범위의 불균형도 도마에 올랐다. 개정안은 상황실이나 119가 지정해 강제 수용한 경우에 한해 형사책임을 면제하고, 통상적인 응급의료에 대해서는 형 감경·면제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의협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응급의료라면 면책 범위가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면책 요건 자체도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당한 사유가 법률에 명시됐다고 해서 현장에서 즉각 인정되는 것은 아니며, 수용 가능 여부는 시설·인력·배후 진료과 사정에 따라 매 순간 달라진다는 것이다. 의협은 기준이 모호한 채 책임만 무거워지면 남는 것은 방어적 진료뿐이라는 대한응급의학의사회의 지적을 국회와 정부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협은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등 관련 전문단체와 함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부터 하위법령 제정에 이르는 남은 입법 과정에서 응급의료 현장 전문가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의협의 요구다.

의협은 "응급실에 환자를 데려다 놓는 것만으로 환자가 살아나지는 않는다"며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응급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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