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 가족 중 여러 명이 다한증을 겪는 사례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지만, 그 원인을 설명할 수 있는 유전적 근거는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가족성 다한증과 특정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다한증의 발생 원인을 이해할 새로운 단서가 제시됐다.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와 벨기에 브뤼셀자유대 공동 연구팀은 2026년 7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가족성 원발성 다한증과 'SCN10A' 유전자 변이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여러 세대에 걸쳐 다한증이 나타난 32개 가족을 분석했다. 그 결과 SCN10A 유전자 이상이 나타난 비율은 다한증 환자에서 18.8%로, 일반인 6.8%보다 높았다.
해당 유전자는 땀 분비를 조절하는 신경 기능과 관련돼 있다. 동물실험에서도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생쥐는 정상 생쥐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연구가 모든 다한증의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일부 가족성 다한증의 유전적 원인을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다한증 환자의 가족력이 확인된 바 있다.
아주대병원 다한증센터를 찾은 원발성 다한증 환자 255명을 분석한 국내 연구에 따르면, 환자의 34.1%가 부모나 형제 등 가족 중 다한증 환자가 있다고 답했다.
다한증은 체온 조절에 필요한 수준보다 많은 땀이 나는 질환으로, 손바닥이나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 특정 부위에 과도한 땀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다한증은 기온뿐 아니라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계절과 관계없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아주대병원 연구에서 환자들이 꼽은 증상 악화 요인은 '불안 또는 스트레스'가 95.2%, '대인관계'가 77.0%로 나타났다. 반면 '더위'는 52.4%, '여름철'은 50.8%였다.
면접이나 발표, 시험 등 긴장되는 상황은 계절과 관계없이 이어진다. 같은 연구에서 환자의 87.9%는 땀 때문에 일상생활에 항상 방해를 받는다고 답했다.
다한증을 여름 한철의 불편이나 단순한 체질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다한증은 증상 부위와 정도에 따라 외용제, 보툴리눔 톡신 주사, 이온영동 치료, 교감신경 절제술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바르는 전문의약품도 새로운 치료 선택지로 등장했다.
올해 1월 동화약품이 출시한 '에크락겔(ECCLOCK Gel)'은 국내 외용제 최초의 원발성 겨드랑이 다한증 전문의약품으로, 기존 시술이나 전신약 중심의 치료 환경에 바르는 처방 치료라는 선택지를 더했다.
에크락겔은 땀을 물리적으로 막는 대신 땀 분비를 유도하는 신경전달 과정에 작용한다.
우리 몸에서는 교감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틸콜린이 땀샘의 무스카린 수용체를 자극하면서 땀 분비 신호가 전달된다.
에크락겔의 주성분인 소프피로니움 브롬화물은 이 무스카린 수용체에 경쟁적으로 결합해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고 땀 분비를 억제한다.
기존 일반 외용제가 땀 배출을 물리적으로 억제하는 방식에 가까웠다면, 에크락겔은 발한을 유도하는 신경전달 과정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에크락겔은 출시 이후 전국 46개 종합병원에 도입되며 처방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땀 때문에 대인관계나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에 반복적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단순한 체질로 넘기기보다 의료진과 상담해 증상에 맞는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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