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인사돌, 마데카솔, 우황청심원 등 유명 일반의약품들이 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위반해 무더기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대한 위반으로 처분을 받은 제약사들은 행정소송으로 길게는 2년 넘게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인천 동구미추홀구갑)이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허 의원실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의약품과 한약제제, 바이오의약품 GMP 처분에 불복해 제기된 행정소송은 15건(의약품 13건, 한약제제 1건, 바이오의약품 1건)이었다.
이 가운데 11건(73.3%)에서 법원이 집행정지를 받아들여 처분 효력이 멈췄다. 제약사가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하면 10건 중 7건꼴로 처분이 정지된 셈이다. 11건의 정지 기간을 모두 더하면 4,691일, 약 12.9년에 이른다. 소송이 진행 중인 건은 올해 8월 말까지로 계산했다.
제조기록 '반복 거짓 작성'으로 GMP 취소
원료의약품 제조업체 삼화바이오팜은 2024년 '지속적·반복적으로 제조기록서를 거짓 작성'한 사실이 적발돼 합성 원료의약품 GMP 적합판정이 취소됐다. GMP와 관련해 가장 무거운 수준의 처분이다. 그러나 법원이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2024년 6월 26일부터 2026년 6월 1일까지 706일(약 1년 11개월)간 처분 효력이 정지됐고, 취소 처분은 올해 6월 2일에야 집행됐다.
삼화바이오팜은 취소 처분 이전에도 위반이 이어졌다. 2023년에는 GMP 위반으로 6개 품목이 회수됐고, 2024년에는 기준서 미준수로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5개월 15일 등의 처분을 받았다.
한약제제 업체 한국신텍스제약도 2024년 '제조기록서 반복적 거짓 작성'으로 GMP 적합판정이 취소됐지만, 346일간 효력이 정지됐다가 2025년 3월 7일에야 집행됐다. 신텍스제약은 최근 5년간(2022년~2026년 2분기) 누적 GMP 위반이 10회로, 의약품 제조업체 중 누적 위반 상위 5개 업체에 들었다. 취소 처분이 집행된 뒤인 2025년에도 신텍스쌍화탕액 등 58개 품목이 제조업무정지 4개월 등의 처분을 받았다.
정지 기간이 가장 긴 곳은 한국휴텍스제약이다. 2024년 3월 4일부터 효력이 정지돼 올해 8월 말까지 911일, 약 2년 6개월간 처분 효력이 멈춰 있었다.
소송과 별개로 같은 기간 넨시스(2025년, 제조기록서 거짓 작성)와 알파제약(2026년, 시험성적서 반복적 거짓 작성)도 GMP 적합판정이 취소되는 등 기록 조작으로 인한 취소 처분이 잇따랐다.
소송이 진행 중인 건 가운데 5건은 효력 정지 기간이 '본안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로 정해져 있다. 본안 판결이 나올 때까지 처분이 사실상 기한 없이 멈춘 셈이다. 대웅제약(735일)과 동구바이오제약(725일)은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정지 기간만 2년 안팎에 이른다.
소송 결론이 난 7건은 모두 '처분재개확정'으로, 결국 처분이 다시 집행됐다. 그러나 처분 효력이 멈춘 동안 해당 의약품이 얼마나 생산·출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허 의원실은 집행정지 기간의 출하액과 건강보험 청구액을 요구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소송 현황만 제출했을 뿐 출하액과 청구액은 제출하지 못했다. 처분이 결국 집행되더라도, 그 사이 해당 의약품이 시장에 얼마나 공급됐는지 정부가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23년~2026년 8월 의약품 GMP 위반 처분은 432건이었다. 이 가운데 제조업무정지를 과징금으로 갈음한 것은 41건이었고, 수납액은 모두 합쳐 17억 5,855만 원이었다. 시험기구를 갖추지 않고 시험성적서를 거짓 작성한 엘앤씨바이오는 제조업무정지 6개월 15일 대신 과징금 975만 원을 냈다. 제조기록서를 거짓 작성한 동국제약은 제조업무정지 3개월 대신 과징금 4,230만 원을 냈다.
허 의원실은 반복적·고의적 GMP 위반에 대한 매출액 연동형 또는 징벌적 과징금 도입 검토자료와 입법 추진계획도 요구했다. 식약처는 3개월 이상 업무정지 또는 6개월 이상 업무 일부정지 등을 받은 경우 해당 품목 판매금액의 2배 이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는 현행 약사법 제81조의2 조문만 설명했다. 검토자료나 입법 추진계획은 제출하지 않았다.
동국제약 4년 연속 GMP 위반… 우황청심원 6개사도 줄줄이 처분
GMP 위반 처분 대상에는 약국에서 흔히 구매하는 일반의약품도 포함됐다.
동국제약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GMP 위반으로 처분을 받았다. 2023년 사라펜플라스타(수탁자 준수사항 미준수), 2024년 라베드정(제조기록서 거짓 작성)에 이어, 2025년에는 마데카솔분말·센시아정·판시딜캡슐이 기준서 미준수로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1개월, 올해는 잇몸약 인사돌정이 제조업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15일 처분을 받았다.
우황청심원도 무더기로 처분을 받았다. 2025년 마더스제약·경진제약·삼성제약·진양제약·원광제약, 2026년 일화의 우황청심원현탁액 6개 제품이 모두 제조업자 준수사항 위반으로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 밖에 유한양행 알마겔에프현탁액(2025년, 기준서 미준수, 해당 품목 제조업무정지 1개월)과 동아제약 챔프시럽(2023년, 기준서 미준수, 제조업무정지 1개월을 갈음한 과징금 3,330만 원)도 GMP 위반으로 처분을 받았다.
허종식 의원은 "제조기록을 반복해서 조작해 GMP 적합판정이 취소된 업체조차 소송과 집행정지만 걸면 2년 가까이 처분을 받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처분이 나중에 집행되더라도 그 사이 시장에 풀린 의약품은 되돌릴 수 없는데, 식약처는 얼마나 출하됐는지조차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허 의원은 "식약처는 집행정지 기간의 출하량과 건강보험 청구액부터 파악해야 한다"며 "기록 조작과 같은 고의적 위반은 업무정지를 소액 과징금으로 갈음해 주는 대신 매출액에 연동한 징벌적 과징금을 도입하고, 처분 관련 소송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신순
- 추천순
댓글운영규칙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