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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약 넘치는데 '이중약가' 보신티...약가유연제 취지 맞나

발행날짜: 2026-11-0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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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제약사 신청 따라 계약"…추가 편익·재정 효과는 '글쎄'
실제가는 비공개에 재정효과 미확인, 사후평가 체계 '안개 속'

[메디칼타임즈=김민건 기자]한국다케다제약의 P-CAB 제제 '보신티'가 국내 허가 7년여 만에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했다.

이를 계기로 도입 초기인 '약가유연계약' 정책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 물음표가 커지고 있다.

건보공단은 국산 P-CAB 제제들이 급여 시장에 안착한 상황에서 다케다 보신티정과 약가유연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1일부터 표시가 1300원에 급여 목록에 등재됐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급여가 적용 중인 보신티정(보노프라잔푸마르산염) 20mg의 표시가는 1300원으로, 같은 날 함께 진입한 경보제약 보노칸정, 마더스제약 보노엠정 20mg의 891원보다 고가로 책정됐다.

그 이유는 보신티가 급여 목록에 공개되는 표시가격과 실제 청구가격을 따로 설정하는 '약가유연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요양기관이 보신티정을 처방하면 공개된 1300원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다케다제약이 별도로 합의한 '실제 상한금액'을 약값으로 청구한다.

쟁점은 케이캡·펙수클루·자큐보 등 국산 P-CAB 제제가 이미 시장에 안착했고, 같은 보노프라잔 성분의 염변경 후발약까지 등장한 레드오션에서 보신티에 굳이 이중약가를 적용해 어떤 환자 편익과 건보 재정 성과를 얻을 수 있느냐다.

복지부는 올해 신약의 국내 조기 도입을 촉진하고 국산 신약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약가유연계약제를 도입했다. 제도를 도입한 배경은 국내 약가가 공개되어 해외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줄이자는 취지다. 제약사에는 공개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건보공단은 별도 협상을 통해 실제 건보 재정에서 부담할 약값을 정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약가유연 적용 대상은 폭넓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 2월 정부는 건강보험 종합계획 시행계획을 통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혁신 의약품의 국내 도입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도 약가유연계약을 적용받았고, 보신티 역시 보노칸·보노엠과 함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과할 수 있었다.

문제는 보신티가 급여권에 들어오면서 국내 P-CAB 치료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지만, 이미 기존 국산 제제들로 해결하지 못한 미충족 수요를 보신티가 추가로 얼마나 충족할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보노프라잔 자체의 임상적 가치와 유용성은 인정받았으나, 대체약이 충분한 시장에서 이중가격 구조를 적용한 만큼 구체적인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취재 결과, 건보공단은 보신티 유연계약을 통한 추가 환자 접근성과 정책적 편익 질의에 "보신티는 보노프라잔 오리지널 제품으로 적용 대상에 해당하며 제약사 신청에 따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보신티가 기존 치료제와 비교해 어떤 환자 편익을 추가로 제공하는지, 개별 계약의 정책적 필요성을 별도로 평가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실제 계약 가격을 비공개하는 방식은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용되는 '글로벌 협상 카드'다. 다른 국가가 국내 약가를 참조할 수 없도록 하면서 보험자가 협상을 통해 실질적인 약가 인하를 끌어낼 수 있는 수단이다.

만약 보신티의 실제 계약가격이 후발약(891원)보다 낮다면 표시가격만 지킨 채 재정을 아낀 셈이지만, 반대로 실제 가격이 기존 치료제보다 높다면 그 차액을 정당화할 추가적인 임상적 가치나 환자 접근성 개선 효과가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2024년 의약품 가격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비공개 할인·환급계약이 유용한 협상 수단인 동시에 공공지출에 대한 외부 감시를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별도 합의 가격 자체를 공개하기 어렵다면, 보신티 계약이 기존 P-CAB 또는 보노칸·보노엠과 비교해 최소한 재정중립이나 재정절감 효과를 확보했는지가 쟁점으로 남는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구체적인 재정효과를 밝히지 않은 채 "제약사와 계약 사항에 따라 상한금액 등 가격은 제한적으로 공개된다"고 설명했다.

사후평가 체계 역시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건보공단은 "현재 제도 도입 초기로 성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며,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사후평가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만 밝혔다.

보신티는 과거 약가 문제로 국내 급여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던 제품이 새로운 계약 방식을 활용해 국내 환자의 치료 선택지에 추가된 사례라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가 있다.

한국다케다제약은 "보신티의 약가유연계약제 적용은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자 하는 정부 정책의 취지에 부합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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