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별기획|이원화된 의료시스템 이대론 안된다
법원의 한의사 CT사용 합법판결을 계기로 양한방 의료일원화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양방과 한방의 영역을 없애 과학화된 하나의 틀로 묶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학교육 기관이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 두종류가 있고 의사면허도 의사와 한의사로 이원화되어 있다. 또 병원과 의원이 양방과 한방으로 구분되어 있어 국민의료에 많은 불편과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는 의료일원화의 필요성과 외국의 사례,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을 다섯차례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왜 의료일원화인가
②중국등 외국의 사례
③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서
④교육시스템을 바꾸자
⑤통합의학, 세계로 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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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한방 의료일원화를 두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서로 엇박자로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 '통합의학'으로 일원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방과 양방이 각각 독립적인 위치를 굳건히 다진 상황에서 무리한 제도의 추진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만 낳게 될 것이기 때문에 우선 교육문제부터 뜯어고쳐 점진적으로 일원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오희철 교수가 대한의사협회의 용역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은 유사점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의대는 75%, 의과대학은 50%가량이 서로 유사하다.
실제로 서울소재 K한의대는 예과때 의학영어, 해부학실습, 양방생리학 실습, 약리학 실습, 예방의학, 의사학, 면역학 등을 교육한다. 본과 교과목에는 양방병리학, 양방진단학, 외과학, 방사선과, 응급의학, 법의학이 들어있다.
다른 한의대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이에 따라 의대와 한의대의 임상실습 필요시간을 1년으로 가정할 경우 한의대는 2년, 의대는 2년6개월만 추가교육을 받으면 의대와 한의대 양쪽을 모두 수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통합의학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양한방이 만나는 새로운 장을 마련해 타당성을 검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희대 한의대 류재환 교수는 "재원이 풍부한 국립대학과 오랜 양한방 임상경험이 있는 대학 한두곳을 정해 수년간 통합의학교육을 시행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이를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의학을 받고 배출된 인력은 양의와 한의 면허를 동시에 인정받고 진료와 연구를 할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문옥륜 교수도 시범운영에 찬성한다.
문교수는"국가가 직접 개입해 양한방 의료일원화를 추진하기 보다는 의료계와 한의계가 만나 별도의 교육기관을 마련해 운영하는 방법으로 통합의학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교수는 수년전 한국의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의대와 한의대를 의학대학으로 통폐합하고 본과 2학년부터 의학과와 한의학과로 분리해 의료일원화를 도출하거나 의대와 한의대를 그대로 존치시키면서 통합의학과를 공동 운영해 양한방 협진과 제3의학을 창출하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의료일원화로 향하는 교량 역할을 하는 '통합의학'은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 교육이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대한의학회 김건상 수석부회장(중앙의대)는 "지금까지 의학과 한의학이 따로 교육시행하다 보니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6~8년에 걸쳐 양쪽 분야를 다 가르치면서 동질성과 이질성을 확인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회장은 "현재 41개 의과대학과 11개 한의과대학이 하나의 교육체계로 통합하고 교육을 받고 배출된 자원들은 양방과 한방으로 자유롭게 진로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한의학 전문의 과정 신설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의학을 위해서는 양한방이 서로 다른 질병분류, 병인론, 의학용어의 통일등 사전 정지작업이 필수적이다. 기존 면허자들의 통합면허 수행을 위한 연수교육 프로그램 마련 작업도 뒤따라야 한다.
양한방 동시면허자들을 이용하는 방안도 있다. 이들은 동시면허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중 한 분야를 선택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여있다. 양한방 협진에 따른 보험청구를 가능케 하면서 일원화의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
현재 양한방 동시면허자는 70여명에 이르며 재학생 까지 포함하면 그 대상자는 100여명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통합의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양측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와 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문옥륜 교수는 "어느 한쪽으로 흡수통합은 불가능 한 상황"이라며 "양한방이 토론의 장을 만들어 서로의 고충을 털어놓으면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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