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팀은 2001년부터 작년까지 폐암 타깃 치료제 이레사(성분 게피티니브)를 복용한 비소세포성폐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의 DNA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17명이 우리 신체 내 단백질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내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였고 그 중 15명(88.2%)이 이레사에 반응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최초의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로, 세계적 의학저널인 ‘임상종양(Journal of Clinical Oncology)’지에 오는 4월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이레사를 복용한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23.3%(21명)가 이레사에 반응을 보였으며 그 중 52%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특히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환자 17명 중 64.7%(11명)는 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23.5%(4명)은 종양이 지속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이레사를 복용한 환자 중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생존율이 6.6개월인데 비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생존율은 30.5개월로 약 5배 정도 현격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이레사에 대한 반응성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 예측 지표로써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동양계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 재확인
이레사는 올해 초 발표된 ISEL 연구(이레사의 생존율 평가 연구)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동양계 환자와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각각 4개월, 3개월 이상 연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발표자료에 의하면, 이레사가 70%의 환자에서 종양을 극적으로 축소시키거나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7%에서 1년 생존율을 나타났다.
허대석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결과의 동양계 환자 수치와 비교해 볼 때에도 훨씬 높은 반응율(생존기간 비교시 30.5 개월 / ISEL : 8.9개월)을 보여줘 서양계에 비해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계 환자에서 이레사가 훨씬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허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존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한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말기 폐암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폐암 치료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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