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익 교수는 16일 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새로운 환경 하에서 일차의료의 전망’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을 통해 일차의료의 강화를 위해서는 가정의학 의사들의 양적·질적 성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양적 성장은 가정의학 의사들이 일차의료인 개원가의 중심이 되는 것. 김 교수는 가정의학 의사가 개원의의 50%는 넘어야 하며 단과전문의는 병원으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예를 들어 일반외과 의사가 개원한다면 자기 수술실, 진단치료시설 모두 갖출 수 없기에 결국 자신이 배운 학문을 포기하고 가정의학과로 개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문의가 개업하면 직업만족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과전문의가 개원을 하는 미국의 경우, 개방형 시스템이어서 개원의가 진단과 수술은 병원에서 할 수 있는 구조라 자신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 반면 폐쇄형인 영국식은 가정의학 의사가 개원하고, 전문의는 병원에서 일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병원은 폐쇄형이면서 단과전문의의 개원은 허용하는 ‘미스매칭’ 구조이기 때문에 병원과 의원이 경쟁할 수밖에 없으며, 극히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다.
그는 단과전문의는 병원으로 가도록 유도하고 개원가는 가정의학 의사들이 주류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가정의학 의사가 개원하면 배운 것을 실제로 적용하는 과정이기에 직업적 만족도가 높다”면서 “일차 환자들 역시 가정의학과에 치료받는 것이 질이 높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질적 개선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병원과 마찬가지로 개원한 가정의학 의사들이 QA 모임도 가지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학회에서는 이를 인증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수련 시스템의 변화도 고민되어야 한다.
김 교수는 가정의학이 임상 진료에서 벗어나 의료의 다방면으로 진출할 학문이라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가정의학의 중요성은 포괄성이며 전문성은 수평적 전문성이어서 응용이 가능하다”면서 “건강증진, 예방의학, 치료, 조기진단, 재활 등을 포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가정의학이 BT산업, 의료정책, 공중보건 등 다양한 영역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교수는 “가정의학은 시장에서는 인정을 받고 성장하고 있지만 정책적인 입지는 아직 약하다”며 일차의료를 만드는 주체인 가정의학회와 가정의학 의사들이 스스로 주축이 돼 정책 세력과의 싸움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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