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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도 심평원도 딜레마...섭섭하고 죄송"

안창욱
발행날짜: 2005-05-09 12:20:31

수원지원장 오원장 사건 소회, "이번 일로 많이 배웠다"

“의료기관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심평원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불미스런 일이 불거져 안타깝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최근 한 산부인과원장이 심평원의 진료비 삭감에 항의해 폐업을 선언하면서 의료계의 반발을 산 사건과 관련, 심평원 수원지원 김영창 지원장이 담담한 소회를 피력했다.

김 지원장은 6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고객만족도가 좋지 않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진료비 조정을 둘러싸고 의료기관과 갈등을 빚는 일이 터져 죄송하다”면서 “이번 일을 수습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그는 “진료비를 심사할 때 의사에게 자세하게 물어보고 해야 하는데 심사직원들이 하루에 처리해야 할 물량이 있다보니 자세히 대화하거나 친절하지 못한 점에 있다는 것에 대해 인정한다”면서 “이렇게 하기엔 인원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지원에 따르면 심사직원 60명이 의료기관 청구건 가운데 한달에 300만건을 정밀심사한다. 심사직원 1명당 5만건을 심사하면서 민원과 이의신청까지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비스 제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특정상병 청구빈도가 평균 이상이면 삭감 대상이 된다는 의료계의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김 지원장은 “오 원장이 올해 1월부터 정밀심사 대상이 된 것은 건당진료비가 갑자기 높아졌기 때문이지 약물소작술 빈도가 많아서가 아니다”면서 “오 원장도 고가 항생제와 해열진통제를 이전보다 많이 처방한 것에 대해서는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지원장은 “정밀심사를 하면서 오 원장에게 진료기록부 제출을 요구했지만 상세하게 기록하지 않아 전문위원의 검토를 거쳐 진료비를 조정했다”면서 “오 원장이 환자 상태를 찍어둔 사진을 미리 제출했더라면 심사직원들이 잘 판단할 수 있었을텐데”라며 문제가 확산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지원장은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열심히 진료하는데 삭감 당하니까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고, 심평원은 심사 인원과 시간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00% 만족시킬 수 없다”면서 “모두가 딜레마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 지원장은 의료기관들이 진료비 삭감에 대해 강도 높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스러워했다.

그는 “우리가 진료비를 조정한다고 해서 의사들을 도둑으로 보는 것은 절대 아니며, 건강보험 재정이 모자라니까 삭감한다고 이야기 하지만 그건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수원지원은 오 원장건과 같은 진료비 삭감문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몇 가지 고객만족도 제도 방안도 마련한 상태다.

김 지원장은 “지표심사기관에서 정밀심사기관으로 바뀌면 한 달간 예고만 하고 진료비를 조정하지 않을 방침”이라면서 “이와 함께 5월 이의신청 접수분부터 의사가 직접 심사분과위원회에 나와 소명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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