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10일 긴급 주임교수회의를 열어 의학전문대학원제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키로 결정했다.
의학전문대학원 전환방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교육부의 강경한 어조에 서울의대 역시 44명중 41명 반대라는 강수를 두며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홍성태 서울의대 교무부학장은 11일 "2002년 당시 전환하지 않겠다는 의대의 방침을 교육부가 회유나 협박에 의해 번복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면서 "탄압을 받으면 오히려 굳어지는 것처럼 교육부의 치졸한 회유나 협박에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고 교육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하지 않을시 △해당 대학 내 법학전문대학원 설립 불허 △2단계 BK21사업 지원 대상에서 제외 △의대 학사 편입 불허(2006년)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홍 부학장은 "법학전문대학원과 의학전문대학원이 어떠한 연결고리가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연구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하는 BK21과 의학전문대학원제는 별개인데도 이를 연계한다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학사편입에 대해서도 그는 "실제로 의학전문대학원 합격생 중 서울의대 학사편입한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연쇄 이동 문제는 학사 편입을 금지시킬 것이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과 관련 대학의 자율결정에 존중한다면서 결국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강제하고 있다"면서 "강제로 하고 싶으면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면서 교육부 방침의 맹점을 꼬집었다.
홍 교무부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제의 도입배경에 대해서도 교육논리보다는 정치논리가 우선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대학입학입시에서 의대를 배재해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도입한 의학전문대학원제에 우리는 의학교육의 발전적 방향과 교육적 견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이 △의사양성 기간 증가에 따른 사회적 비용의 증가 △자연계와 공대 교육의 파탄 등 문제점 역시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서울대는 학사 편입제도를 통해 의학전문대학원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홍성태 부학장은 "이런 갈등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의대는 한배를 탄 공동체"라면서 "의견이 다르다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줄다리기를 해야 한다"면서 대화의 여지는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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