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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밥그릇 못챙기나...의사직 설 땅 잃는다

박진규
발행날짜: 2005-06-01 12:40:05

충남도, 지방공사의료원 4곳 모두 비의사 원장 발탁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정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지역보건의료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는 지방공사의료원에서 의사들이 설 땅을 잃고 있다.

1일 지방공사의료원연합회와 지역 개원가에 따르면 전국 34개 지방공사의료원 가운데 비의사가 원장을 맡고 있는 곳은 5곳이나 된다.

현행 지방공사 의료원법 및 인사 내규는 전문의가 1순위에 올라있지만 임명권이 지자체 장에게 넘어가면서 번번이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충남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이 지역에는 모두 4곳의 의료원이 있는데, 의약분업 이후 4년 사이에 모두 의사에서 비의사로 자리바꿈 했다.

홍성의료원을 필두로 공주, 서산, 천안 등 에서 잇따라 병원 행정부원장 출신의 비의사를 원장으로 발탁했다. 개원의와 봉직의사 지원했으나 이들에게 밀려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속초도 지난 3월 도청 고위관리 출신이 원장으로 발탁됐다.

이처럼 행정직에 잇따라 발탁된 것은 지방공사의료원에서 책임경영제 등 민간 경영적인 요소가 강조되기 시작하면서 지자체들이 경영능력 위주로 인사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공사의료원에 근무하고 있는 한 전문의는 “비의사출신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의료원은 흑자경영을 하면서 의사들의 급료도 높은 편”이라며 “이런 부분들이 비의사출신자들 선호하는 원인 아니겠냐”고 귀띔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충남 의사회는 도지사에게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공사의료원장을 지낸 한 지역의사회장은 “행정직은 원장 우선순위에서 5순위에 불과한데도 1순위인 전문의를 제치고 원장에 발탁된 것은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행정직이 비전에서는 강할지 몰라도 전문성에서는 의사에 뒤처지는 것이 사실이며, 앞으로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의사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편 보건소장의 경우 이미 의사와 비의사 출신 비율이 역전된 상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열린우리당에 제출한 전국 보건소장의 의사면허자 현황에 따르면 의사 면허를 가진 보건소장은 전체 244명중 116명으로 48%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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