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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단골메뉴 '냉면집 사장과 자장면'

안창욱
발행날짜: 2005-07-28 07:21:07

부와 명예의 상징도 옛말...획일적 의료서비스 강요 '답답'

대학병원가에서 냉면집 사장과 자장면 값이 대화의 단골 메뉴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27일 만난 한 대학병원 교수는 얼마전 단골 냉면집 사장과 나눴던 대화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냉면집 사장이 한달 월급을 묻자 솔직하게 대답해줬더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얼마후 다시 냉면집에서 식사를 하다 재차 물어오자 아예 월급 명세표를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짓더라는 것이다.

냉면집 사장은 “나도 한달에 돈천만원은 떨어지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병원 주임교수급이면 연봉이 1억원 가량 되지만 소득세 40%를 제하고 나면 월 500만원 남짓이다.

일반 월급쟁이보다야 나은 수입이겠지만 투자비용이나 노동가치, 다른 직종과 비교해 보면 그리 많은 액수도 아니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요즘 교수들이 과거처럼 명예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오죽했으면 서울아산병원 조우신(정형외과) 교수는 최근 출판한 자서전 ‘그리울 땐 그리워하자’에서 “요즘 의사는 분명 3D(difficult, dirty, dangerous) 직종에 들어가고, 그것도 다른 직종은 한 두개의 D만 해당될지 모르나 의사는 3D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고 하소연했을까.

임상교수들은 환자도 왕으로 모셔야 하지만 특히 외과계 교수들은 이맘때가 되면 제자들까지 섬겨야(?) 한다.

A대학병원 한 외과 교수는 “중도에서 레지던트를 포기하려는 전공의들이 많아 붙잡고 모시야 할 판”이라며 “의술을 단순히 경제적 논리와 직결시키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어 교직에 회의가 들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자장면과 의료수가를 비교한 것은 이미 고전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교수들이 비유법으로 즐겨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같은 자장면이라고 일반음식점에서 파는 것과 호텔에서 먹는 게 같냐는 것이다.

S대병원 한 교수는 “왜 재벌 회장과 일반인이 똑같은 돈을 내고 진료를 받는 시스템으로 가야 하느냐”면서 “6인실병상은 매년 10% 이상 적자가 나는데 이를 보존할 수 있는 건 1인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받기를 원하는 계층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서 이익이 나야 재투자도 하고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데 정부는 하향평준과 획일적인 서비스만 강요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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