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시 환자의 요구와 의료사고의 위험사이에서 의사들이 딜레마에 빠졌다.
최근 며칠사이 부산과 서울에서 수면내시경 시술을 받던 환자들이 사망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좀 덜 고통스럽길 바라는‘ 환자의 무리한 요구가 의료사고를 불러 온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 사망한 서울의 50대 남성의 경우 사고 발생 당시 치료에 앞서 “지난번 치료때 너무 고통스러웠으니 좀 덜 아프게 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사고 당시 사용된 진정제는 전신마취 유도제인 ‘프로포폴’로 호흡 정지효과가 좋고 시술 후 회복이 빨리 된다는 장점을 가져 최근 개원가를 중심으로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진정제이다.
하지만 이 ‘프로포폴’은 환자 신체특성에 따라서 적정량을 맞추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환자에 따라 적정량의 약품을 사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만큼의 진정상태에 도달하지 못하기도 하고, 너무 깊은 진정상태에 빠지거나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 제제라는 것.
이러한 제제의 특성을 모르는 환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할 경우 의사들이 이를 수용해 의료사고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정인식교수(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내시경에 대한 공포심을 가지고 있어 수면내시경을 선호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와 같은 환자들의 요구를 수용하다 보면 어느새 의료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 의사들의 딜레마”라고 밝혔다.
또 향후 사고방지 노력과 관련 “학회차원의 교육을 통해 이러한 사고위험을 방지할 것”이라며 “또한 사고사례접수 및 체계적인 통계를 통해 계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건 당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전신마취 유도제 ‘포폴주사’의 판매처 제일약품 담당자도 빠른 효과에 비해 환자 특성에 따라 적정량의 수준을 맞추기 힘든 것이 사실임을 인정하며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심스런 투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지속적으로 의사들에게 정보를 전달해 이러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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