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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사에 '환자 진료기록 복사 요구권' 부여

박진규
발행날짜: 2005-08-29 15:15:19

건교부, 자배법 개정안 예고...의료계, 의료법과 상충 반발

손보사 등 보험업자가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기록부 등사 요구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는 환자에 대한 비밀 보호를 위해 환자나 배우자, 직계존속이 요구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료기록의 열람과 사본발급을 금지하고 있는 의료법 관계규정과 상충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병원협회 등에 따르면 최근 건교부는 보험사업자가 환자의 진료기록 열람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을 앞으로는 '열람 및 등사'요구를 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의료기관들의 자보 진료비 허위 부정청구에 따른 누수를 최대한 억제하자는 취지다.

이 법이 통과될 경우 손보사는 의료기관에서 청구한 진료분에 대해 환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해당 환자의 진료기록부에 대해 열람 및 복사를 청구할 수 있으며 의료기관은 정당한 이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다.

건교부는 이 법을 공표한 6개월 후 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해 병원협회는 제3자에 대한 진료기록 열람 및 사본발급은 의료법에서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므로 교통사고 환자에게만 달리 적용할 그 어떤 명분도 없고 개인정보 노출에 따른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병협은 환자의 동의 없이 제3자인 손보사에 진료기록 사본을 발급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업자에게 환자에 대한 심사권을 부여해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특히 교통사고 대부분이 손해배상 관련 법적 분쟁상태인 상황에서 환자 동의 없이 손보사에 진료기록 사본이 발급될 경우 환자는 진료기록과 관련된 정보에 대한 약자로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료기관에는 손보사의 무분별한 사본발급 요청으로 진료비 등과 관련한 민원이 빈발하고 보험사가 환자의 조기퇴원 유도, 진료비 조정 등 불합리한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병협은 이런 내용의 의견서를 건교부에 29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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