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이 아무개 교수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특별인권교육 수강 권고를 내렸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3일 수술 도중 간호사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서울대학교병원노동조합이이병원 이 아무개 교수를 상대로 낸 진정에 대해, 이 교수에게 국가인권위가 주최하는 특별인권교육을 수강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또 서울대학교 총장과 서울대병원장에게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 ▲실질적인 성희롱예방교육을 철저히 시행하고 ▲향후 성차별 및 인권침해 행위의 예방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성희롱ㆍ성폭력 사건 발생시 공정하게 조사ㆍ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원회는 서울대병원장이 공식사과를 한 사실과 이 교수가 간호사들에게 사과한 사실, 서울대병원의 겸직해제 발령, 이 교수에 대한 서울대학교의 감봉2월 징계조치 등 정황을 분석할 때 이 교수의 행위가 인격권 침해 및 성희롱(성차별행위) 행위에 해당된다는 판단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은 지난 2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교수를 성희롱 발언 및 인격권 침해 혐의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진정서에서 이 교수가 △2003년 2월 7일 오전 9시경 수술실에서 신규 간호사가 수술을 위해 손목 위에 착용한 슬리브에 젤리를 바르면서 양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자 “처녀라서 농도를 못 맞춰”라고 말했고 △다른 간호사가 이를 제지하자 “그럼 니 거 (여성분비물) 발러, 너 많이 나오잖아”라고 말했고 △같은 날 수술 도중 수술간호사에게 “수술기계의 압력을 내려달라”고 지시했으나, 수술간호사가 전원을 끄고 기계를 다시 세팅하는 실수를 하자(기계의 압력만 낮춰야 함), “과장이 하는 수술에 신규간호사가 들어올 수 있냐”며 소리를 지르고 △수술이 끝난 뒤 피 묻은 손으로 신규간호사의 머리를 때렸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이 교수가 △평소에도 남성의 생식기를 노출하고 수술하는 경우 수술간호사에게 “너 송이버섯 먹고 싶지” 등의 성희롱을 했고 △대화 도중 “간호사 주제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는 등 간호사의 직급을 비하하고 인격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국가인권위 조사과정에서 “‘여성분비물’은 침을 의미한 것으로, 간호사의 준비 부족에 대한 불만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며 “‘수술 이후 간호사 폭행’ 부분에 대해서도 수술 도중 간호사가 모니터를 가려 순간적으로 머리를 밀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