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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요구 과도" VS "불투명한 경영이 문제"

안창욱
발행날짜: 2005-10-10 12:06:22

연세의료원 10일 밤샘 담판...동일재단 동일임금 '먼 길'

지난달 30일 연세의료원 노조의 촛불집회 모습
연세의료원 노사 갈등은 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 때문인가, 아니면 의료원의 불투명성에 기인하는가.

연세의료원 노조가 11일 오전 6시를 기해 신촌세브란스병원, 영동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동시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 10일 최종 담판 결과에 노사 모두 실낱 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현재 노사간 쟁점은 △동일재단 동일임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사학연금제도 개선 △의료 공공성 강화 등이다.

이중 동일재단 동일임금과 관련, 노조는 연세대와 연세의료원이 동일한 재단 소속이지만 임금이 30% 이상 차이가 나고, 연세의료원 내부 교수직과 일반직간 호봉이 달라 이를 단일 호봉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동일재단 동일임금을 실현하기 위해 3년간 20%(250여억원) 임금 인상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의료원은 노조의 요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의료원은 연세대의 경우 직원이 300여명에 불과하고 직종 자체도 단순하지만 의료원은 직원이 3천여명에 달라고 직종 자체가 다양해 동일임금으로 전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임금을 20% 인상하면 병원이 운영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역시 노조는 2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의료원은 이 문제가 노사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못 박고 있어 협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 1987년 이래 한 번도 파업을 한 적이 없을 정도로 안정된 노사 관계를 자랑하던 연세의료원이 유난히 갈등을 빚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세브란스병원 한 교수는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직선제 노조위원장이 당선되다보니 직원 복지를 위해 더 세게 나가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면서 “교수직과 일반직의 갈등이 있긴 하지만 결국 임금인상 폭이 문제가 아니겠느냐”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는 노사갈등이 돈의 문제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의료원 재정이 좋지 않아 적자가 났으면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겠지만 사용자측은 재정상태가 어떤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무조건 임금인상을 해 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그러면서도 지난해 일반직 몰래 교수들만 월급을 두 번 올렸다”고 비난했다.

이 관계자는 “노사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의료원의 불투명성”이라면서 “이 때문에 불신이 증폭되고, 대화 자체가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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