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산하 131개 학회가 정부의 포괄수가제 전면시행 방침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나섰다.
8일 대한의학회(회장 고윤웅, 연세의대)는 'DRG전면시행에 대한 대한의학회의 입장'에서 "본회 산하 131개 의학 전문학회에 찬·반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제도 도입에 찬성하는 학회가 하나도 없었다"고 밝혔다.
의학회는 "정부가 의학자들과의 광범위하고도 심도 있는 논의와 사전합의 과정 없이 획일적으로 포괄수가제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 다른 의사단체들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포괄수가제 강제 전면시행과 관련해 전문가집단인 의학회가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정부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전망이다.
또 포괄수가제 전면시행 철회를 주장하며 사실상 정부에 최후통첩을 보낸 의협의 행보에 힘이 쏠리게 됐다.
의학회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포괄수가제는 지불단위를 개별행위별 수가에서 행위의 묶음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시행 목적이 의료비용 절감을 위한 목적으로 도입돼 순기능 보다 진료의 폭을 일정 가격으로 제한하는 규격화를 초래하고 의료기술의 밑바탕이 되는 의학 발전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특히 "이 제도의 시행으로 한 질환에 대한 새로운 이론이나 치료방법, 첨단 의료용구 적용 등 신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의욕을 상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학회는 "정부가 시행하려는 DRG 지불제도는 기본적으로 공공부문에 먼저 적용하고 의료의 각 공급주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는 획일적 적용은 다양성과 유기적 체제로 유지되는 생명을 부분적 질환에 대한 의료행위에만 초점을 맞춰 수가를 정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의학회는 "(정부는) 중증도에 대한 고려를 했다고 하지만 그 폭이 넓은 다양성을 정부가 제시한 제도로는 충족시켜줄 수 없다"며 "정부가 입법 예고한대로 이 제도를 적용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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