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분업 이후 감기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약국이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하의대 내과학교실(하기철 등)과 인하대병원 의학정보실(조래정)은 3일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화학요법학회 공동 추계학술대회에서 ‘의약분업 후 약국에서 처방된 상기도 감염 치료제의 변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8월 의대 학생들이 직접 서울과 춘천, 천안의 개원약국 각각 30곳을 방문해 비염(발열이 동반되지 않은 1일간의 콧물)을 호소하며 감기약을 처방받았고, 이를 병원 근무약사가 동정하도록 했다.
각 지역별로 모두 90개의 처방을 받았으며, 포함된 평균 약제수는 1.4개였다. 이는 지난 96년 서울(60명), 춘천(35명), 천안(30명)에서 조사했을 당시 평균 3.2개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감소한 것이다.
특히 서울과 춘천 각각 1개의 처방에서만 항생제가 포함돼 있었고, 항균제 종류는 chloramphenicol과 ampicillin이었다. 지난 96년 조사에서는 24곳(19.2%)에서 항생제가 나왔다.
이와 함께 한가지 약제를 처방한 경우가 66개(73.3%)로 이전의 27.2%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으며 두가지 이상 약제를 처방한 사례는 24개였다. 전체 처방약 가운데 감초나 마황 등 생약이 포함된 처방은 25개(29.1%)를 차지했다.
연구팀은 분업 이후 약국에서 항균제 처방이 불가능하게 되었으며, 분업 영향에 대한 국내 연구가 몇몇 있었지만 약제 처방 변화에 대한 조사가 없어 약국에서 처방되는 감기약에 항균제가 얼마나 줄었는가를 조사하고 처방된 약제수와 성분 변화를 알기 위해 연구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의약분업 후 국내 감기약 처방에서 항균제 처방 빈도가 상당히 감소했으며 평균 약제수도 감소했다”면서 “그러나 종합감기약이나 가루약, 물약과 같은 복합제제 사용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항균제 처방빈도의 감소에 대한 영향평가가 필요하며, 복합제제의 사용으로 인한 약제 부작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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