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필수의학용어집을 펴낸 의학용어위원회 황건 위원장(인하대병원 성형외과·사진)은 어려운 의학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의 중추역할을 해온 장본인으로서 우리말 예찬론을 폈다.
황건 교수는 전공의 시절부터 환자도 알아듣지 못하는 의학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싫어 의학용어가 우리말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수 만개의 의학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는 과정에서 황 교수는 자연스럽게 우리말의 다양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배웠다.
결국 의학용어 우리말화 작업은 황 교수를 시인의 길로 들어서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시를 쓸 때의 쾌감은 차곡차곡 준비해온 논문을 완성했을 때의 쾌감과 일맥상통하지요.”
시인이자 수필가인 황 교수는 최근 가진 메디칼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작성해 온 시, 수필을 내보였다.
그가 지금가지 쓴 시, 수필은 각각 50여 편. 대학병원 교수로, 의학용어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해 온 이의 이력치고는 상상외로 많은 작품이 모였다.
언제 이 많은 작품을 다 썼느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늦은 밤 안 쓰고는 못 배길 정도의 욕구가 치밀어 오를 때가 있다”며 “내가 쓴 시가 작품으로 탄생했을 때, 그리고 이후 활자로 찍혀 나왔을 때 그 쾌감은 오랜 기간 준비해온 논문을 마치고 났을 때의 쾌감과 같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2005년 시와 시학이라는 문학 전문잡지를 통해 정식으로 문학계에 등단, 지금까지 쓴 50여 편의 작품 중 16편은 문학 전문지에 기재됐다.
이게 끝이 아니다. 2004년도에 계간지 창작수필로 등단해 수필가이기도 하다. 92년도부터 수필을 쓰기 시작한 것이 등단까지 하게 돼 이제는 각종 신문사, 잡지사에서 종종 그의 수필을 볼 수 있다.
그는 “얼마 전 지인들에게 연하장을 보내면서 최근 작성한 수필이나 시를 함께 써 보냈더니 잘 읽었다며 연락이 왔다”며 “문학은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고 문학에 대해 짙은 애정을 나타냈다.
의사로서 환자 진료하랴, 교수로서 학생들 지도하랴, 문학가로서 작품 쓰랴 바쁜 황 교수는 TV보는 시간이 가장 아깝단다.
그는 남들이 흔히 즐기는 골프도, TV도 멀리하다 보니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골프 얘기나 최근 스포츠, 가십거리를 얘기할 때면 잠시 왕따가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은 눈치다.
그는 “머지않은 미래에 그동안 쌓아둔 낱장의 작품을 하나의 책으로 펴내고 싶다”며 문학가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어 2008년이면 의학용어집 5집이 발간될 계획으로 준비에 들어갔다며 앞으로 보다 더 알기쉬운 우리말 의학용어 사용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의학도로서의 바람을 덧붙였다. #b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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