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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인사청문회...야는 치고 여는 막고

장종원
발행날짜: 2006-02-08 08:54:37

7일 후보적격성·정책질의 쏟아져 “생각보다 약했다”

질의에 대답하고 있는 유시민 내정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첫날은 국민연금 미납 의혹 등 도덕성과 적격성에 포화를 쏟아낸 야당과 정책적 소신과 방향을 묻는 여당의 모습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한나라당은 국민연금 미납 의혹, ‘서울대 프락치 사건’까지 거론해가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반면 유시민 내정자는 평소와는 다르게 차분한 모습으로 목소리를 낮췄고, 거친 한나라당 의원들의 질문에도 적절히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과천 가는 길이 멀다”면서 곤혹스러움도 드러냈다.

다만 정책질의에 대해서는 나름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유 내정자 “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다”

유 내정자에 대한 정책질의는 공공의료와 의료산업화 논의에 집중됐다. 유 내정자는 산업화보다는 공공의료정책이 중심이 되고 보완적으로 의료산업화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시민 내정자는 의료산업화, 공공의료정책 등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나는 시장주의자가 아니다. 다만 헌법이 시장경제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메커니즘을 존중해야 공공의 영역도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영리법인 의료기관 허용과 관련해서도 "영리법인을 허용하려면 그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이익과, 부작용을 따져보아야 한다"면서 "제도가 바뀔려면 확실한 논거, 엄청난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 편익에 대한 논거 제시가 없다"면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도 의료보다는 복지서비스가 고용창출 잠재력이 있는 분야라고 지적했다.

선택진료제도의 폐지를 주장하는 현애자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실제로 환자에게 선택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병원 수익의 상당부문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면서 “합리적 대안을 찾아보자”고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장에는 많은 언론사들의 집중취재 대상이 됐다.
국민연금 미납의혹은 인정...과거발언은 해명

야당 의원들은 국민연금 보험료 미납, 독선적 태도, 과거 발언 등을 끊임없이 문제삼았다. 유 의원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했다.

국민연금 미납의혹에 대해서 유 내정자는 “인정한다”면서 다만 당시 프리랜서로 활동했던 점, 연금공단으로부터 가입을 통보받지 못한 점 등을 들어서 양해를 구했다.

현애자 의원이 제기한 2002년 개혁당 당시 ‘조개론’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이 대선이라는 정치상황에서 내부적 문제로만 회의시간을 다 보내는 것 같아, ‘해일이 밀려오는 데 바닷가에서 조개껍질을 줍고 있는 놀고 있는 아이들 같다’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대프락치 사건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공세도 이어졌다. 특히 한나라당 의원들은 당시 피해자 전기동씨의 증인채택이 상임위에서 부결되자, 동영상 인터뷰를 청문회에서 방영하겠다고 주장하다 거부되자 청문회장을 빠져나가기도 해 한때 청문회가 파행으로 치닫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 내정자는 “(서울대 프락치사건은) 제 인생의 가장 어두운 순간이었으며, 피해를 당하신 분은 고통에 한이 맺혔고 저도 폭력 전과를 안고 살아왔다”면서 “지금이라도 당시 서울대생들을 대신해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는 오늘 오전 11시부터 이틀째 청문회를 개최하고, 최종 경과보고서를 채택한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유 내정자를 비롯한 6명의 인사청문회 대상자 모두를 ‘부적합’ 판정을 내린 상황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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